10일 매일경제신문이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국내에 상장된 12개 코스닥지수 추종 ETF의 순자산 총액(총자산에서 부채 및 발행비용을 제외한 규모)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일 2조955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ETF의 순자산 총액이 3조원에 달한 것은 2015년 10월 1일 코스닥에 투자하는 ETF(KODEX코스닥150)가 처음 상장된 지 약 2년 3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 말 코스닥ETF 순자산 총액인 2조7800억원과 비교하면 이달 들어 불과 10여 일 새 175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 말(5699억원)과 비교하면 5배가 넘게 늘어난 셈이다.
코스닥150지수 기반의 ETF를 운용하는 곳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3곳으로 총 12개 ETF가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1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외에도 코스닥150 선물지수, 코스닥150 정보기술, 코스닥150 생명기술, 코스닥150 저변동성 등으로 추적 지수가 다양해졌다.
특히 올 들어서는 코스닥ETF시장도 지난해와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따라잡기 위해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ETF를 집중적으로 매수했지만 올 들어서는 오히려 기관이 지수를 따라가는 1배짜리 ETF를 매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지수 하락에 베팅했던 인버스 매매도 올 들어서는 매도가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간 개인들은 코스닥ETF를 4604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들은 499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개인은 총 73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기관은 71억원을 순매수해 기관 자금 유입세로 흐름이 바뀌었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여전히 미미하지만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ETF시장의 순자산 총액이 지난 연말 기준 3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3조원짜리 코스닥ETF의 시장규모는 10분의 1도 안 되지만 코스닥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자금 유입도 꾸준히 일어나면서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코스닥ETF에 바이오·헬스케어주의 비중이 너무 커서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됐지만 다음달 셀트리온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면 이 같은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이 큰 종목 대다수가 바이오업체이기 때문에 코스닥150지수는 바이오주를 50%가량 담고 있다. 이를 추종하는 ETF도 바이오 쏠림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령 지난 8일 기준 삼성KODEX코스닥150 ETF에는 구성비중 상위순으로 셀트리온(26.14%) 셀트리온헬스케어(8.20%) 신라젠(5.85%) 바이로메드(2.08%) 등의 종목이 담겨 있다. 구성 상위 5종목 중 4종목이 바이오주인 셈이다.
하지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이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해 상장함에 따라 코스닥150지수에서 빠져나가게 되면 바이오종목 비중은 20%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신규 편입종목과 기존 종목들 간에 비중 조정이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ETF솔루션본부 본부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