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역사의 헌책방 '공씨책방'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2013년엔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지만, 변화 속에 헌책방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조창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책장 사이로 손때가 묻은 책들이 가득하고, 보기 어려운 종이 사전과 LP 판도 당당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 인터뷰 : 손지상 / 서울 창전동
- "뭐가 있을지 모르고 왔다가 발견하는 책들이기 때문에, 품절됐어도 이런 데서 발견할 기회가 있으니 그게 제일 매력이죠."
대표 최성장 씨는 공씨책방이 문을 연 1972년 당시의 기억이 선명합니다.
▶ 인터뷰 : 최성장 / 공씨책방 대표
- "그때는 금서가 많았잖아요. 몰래 숨겨놨다가 믿을만한 이런 학생들은 뒀다가 주고…."
▶ 스탠딩 : 조창훈 / 기자
- "서울 도심이 개발되면서 지금 이 자리로 밀려난 공씨책방이 20여 년 만에 또다시 쫓겨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월세를 두 배 올리든지 아니면 나가라는 건물주와 책방 간의 법적 공방에서 법원은 건물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책방의 가치는 장소보다는 서적과 운영지식 그리고 단골에게서 나온다"며 "장소를 옮겨도 본질은 그대로"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흐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황평우 /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기억이 될만한 장소에서는 장소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보존을 하고 손실이 있는 부분은 세제나 여러 가지 제도적으로 혜택을 줘야…."
공씨책방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한 서울시는 책방을 도울 방법이 있는지 검토에 나섰습니다.
MBN뉴스 조창훈입니다. [ chang@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