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는 낮에, 바지는 밤에 산다.'
직장인 김승모(가명·41) 씨는 회사 출퇴근때 입을 와이셔츠를 온라인으로 구입하곤 한다. 재킷이나 바지와 같은 패션상품은 아무래도 아내의 감각이 필요하지만, 디자인이 크게 다르지 않은 와이셔츠 정도는 스스로 구입해도 실패할 확률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 씨는 "와이셔츠는 보통 직장에서 오전 업무를 마치고 점심식사 전후에 구입하곤 한다"며 "재킷이나 바지는 아내에게 부탁할 때가 많은데, 보통 잠들기 직전인 밤 시간대에 골라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가정주부 이명주(가명·38) 씨는 아이들을 재운 뒤인 밤 10시 온라인쇼핑몰에 접속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아이들이 휴가지에서 입을 옷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이리저리 가격비교를 거쳐 구입하는 데까지는 약 1시간. 그때부터 이 씨는 자신의 옷을 구입하는 데에 시간을 쓰곤 한다. 이처럼 옷의 종류에 따라 소비자들이 옷을 사는 시간대도 달랐다. 셔츠는 낮 시간대에 주로 구입하지만, 바지는 저녁 시간대에 구입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의류는 밤 10시에 가장 잘 팔렸고, 그로부터 1시간 후인 밤 11시는 여성패션상품 매출이 가장 많은 시간대로 집계됐다. 아이들 상품을 먼저 구매한 뒤 본인의 옷을 구입하는 여성들의 쇼핑패턴이 반영된 것이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SSG닷컴에서 올해 1~6월 패션상품의 시간대별 매출을 분석해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주로 남성들이 주로 구입하는 셔츠는 낮 12시에 매출이 가장 많았다. 밤 11시, 밤 10시 시간대가 뒤를 이었다. 셔츠의 낮시간대 매출이 가장 많은 것은 남성들이 주로 회사 등 일터에서 구입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셔츠는 남성들이 구매하는 아이템으로 아내가 대신 구매하기보다는 본인이 직접 구매하는 패턴이 많다"며 "남성 직장인들이 회사에 있는 낮 12시 구매가 가장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바지가 잘 팔린 시간대는 밤 9시, 저녁 8시, 밤 11시 순으로 집계됐다. 남성들도 바지를 구입하는 일이 많지만, 주로 여성들이 대신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바지는 여성용 아이템도 섞여있는 상품군이기에 여성들의 소비패턴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주로 여성들이 구입하는 치마, 블라우스는 밤 10시, 밤 9시, 밤 12시 순으로 매출이 많았다.
여성패션상품은 밤 11시, 밤 10시, 밤 12시 순으로 잘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밤 시간대에 여성패션 상품이 잘 팔리는 것은 여성 직장인들이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잠들기 전 상품을 구입하거나, 주부들이 아이들을 재운 뒤 쇼핑을 하는 패턴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동의류 구매는 여성패션 구매이 가장 많은 시간대보다 1시간 앞선 밤 10시에 가장 많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보통 자녀의 옷을 먼저 구입한 뒤 여성들 본인의 옷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포츠의류, 골프용품은 오후 1시가 시간대별 매출 1위에 올랐다. 취미관련 상품은 점심식사 후에 쇼핑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다. 스포츠의류나 골프용품은 주로 남성들의 구매가 많은 취미용품으로, 점심식사 후 느긋한 마음으로 상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명품·주얼리·시계 등 상품군은 오후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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