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16경기 만에 두 자릿수 승리다. 5월 이후 메릴 켈리(29·SK)의 호투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최근 10경기에서 9승을 수확했다. 예년의 켈리와 다르다. 더 강해졌다. 켈리는 그 비결로 ‘체인지업’을 꼽았다.
켈리는 28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8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을 기록, SK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1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나갔으나 큰 어려움 없이 위기를 벗어났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켈리가 뛰어난 피칭을 펼치며 김주한, 박정배와 함께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많은 기회를 놓쳐 아쉬웠으나 (마운드의 활약으로)3점이면 승리를 가져오는데 충분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 SK의 켈리는 28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그리고 16경기 만에 시즌 10승째를 기록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켈리는 이날 탈삼진 8개를 잡았다. 결정구는 체인지업(3개), 커브(3개), 커터(2개)로 다양했다. 포수 이재원은 우타자를 상대로 안 던지던 커터를 던지면서 효과가 크다고 했다. 아웃코스로만 던졌던 커터를 인코스 승부구로 활용하고 있다. 켈리는 5월 이후 커터 비중을 늘렸다. 켈리가 오름세를 탄 시점과 일치하다.
켈리는 이재원의 의견대로 커터 효과가 분명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체인지업이라고 강조했다. 켈리는 “시즌 초반 체인지업의 제구가 안 됐다. 밸런스도 흔들렸다. 하지만 커터 비중을 높이면서 체인지업도 회복됐다. 타자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을 것이다. 오늘 준비를 철저히 했는데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 비율을 늘린 게 주효했다”라고 전했다.
켈리는 이날 경기에서 체인지업을 26개를 구사했다. 속구(31개) 다음으로 많았다. 커터가 추가되고 체인지업이 회복되니 변화구가 업그레이드됐다. 커브 또한 제구가 잡히고 각도 예리해졌다. 켈리는 “자신감이 더 생기면서 커브를 늘리고 있다”라고 했다.
켈리는 이제 승리투수가 익숙해졌다. 더 이상 불운하지도 않다. 켈리의 시즌 최다 승은 2015년의 11승이다. 특별한 부상이 없다면 경신이 유력하다. 하지만 켈리는 개인보다 팀의 승수를 더 중요시 여겼다.
켈리는 “나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내가 등판할 때마다 승리가 많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나뿐 아니라 모두들 잘 하고 있다. 우리가 3위라는 것도 이를 입증한다”라고 말했다.
SK는 최근 13경기에서 11승 2패를 기록했다. 안정된 선발진이 고공행진의 원동력이다. 켈리는 동료와 건전한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고
그는 “정말 굉장한 것 같다. 선발진은 물론 불펜까지 잘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만 해도 팀이 이길 확률이 높아졌다”라며 “동료의 퍼포먼스는 자극제가 된다. 건전한 경쟁은 팀에 도움이 된다. 에너지가 주위로 전염되고 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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