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한컴) 그룹 계열사 실적이 4차산업혁명 기대를 타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컴이 2014년 인수한 융합 소프트웨어 회사 MDS테크를 축으로 그룹 전체가 4차산업혁명 수혜를 톡톡히 받을 수 있게 사업을 펼치고 있어서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MDS테크는 올해 170억원 안팎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25% 안팎 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몇년간 MDS테크는 매년 최고 실적기록을 새로 써내고 있다. 2014년 10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2015년 123억원, 지난해는 137억원으로 점프했다. 매년 11~13%의 안정적인 자기자본이익률을 기록중이다. 꾸준히 매출을 늘리면서도 큰 변동없이 이익을 챙겨갈 수 있는 구도로 회사가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4차산업혁명 물결을 타고 실적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MDS테크는 융합 소프트웨어 중 자동차(22%), 정보가전(14%), 국방·항공(7%) 분야 등에서 고른 매출을 내고 있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자동차 분야에서는 자율주행차 시장이 본격 열리며 실적 점프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서승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MDS테크는 차세대 자동차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개발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자동차가 전자장치로 진화할수록 MDS테크가 수혜를 볼 수 있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해 자동차가 다른 장치와 연결되는 건수가 늘어날수록 MDS테크는 앉아서 돈을 버는 구조라는 얘기다.
MDS테크의 국방·항공 역량 역시 상당한 진입장벽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와 공동 개발한 국방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 일부를 국산화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DS테크는 빅데이터, 센서, 클라우드를 비롯한 4차산업혁명 여러 기술을 다 가지고 있다"며 "기계와 기계간 연결이 느는 만큼 소프트웨어 수요도 함께 상승 곡선을 그려 회사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덕에 최근 주가가 3개월래 최고치를 돌파하며 순항중이다.
토종 소프트웨어 업체 맏형격인 한컴 역시 실적랠리가 예상된다. 2015년 27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90억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300억원 고지 돌파가 무난해보인다.
한컴은 MS오피스와 100% 호환이 되는 한컴오피스로 해외 시장 인기몰이를 할 계획이다. 한컴이 자체개발한 한컴오피스를 깔면 MS 소프트웨어인 파워포인트, 엑셀, MS워드로 작업한 파일을 그대로 불러 쓸 수 있다. 가격이 비싼 MS오피스 대신 훨씬 싸게 똑같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6월 경기도교육청에서 한컴오피스를 공식 소프트웨어로 채택하며 주목을 끈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러시아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아스비스(ASBIS)'와 인도 기업용 이메일 1위 기업 '레디프(Rediff)'와 연달아 공급 계약을 맺고 한컴오피스 보급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일본 시장도 진출했다. 전세계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MS오피스 점유율은 92%지만 한컴오피스는 0.4%에 불과하다. 시장 개척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해외 계약 건수가 늘어날 수록 이익은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매년 한컴은 30% 안팎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린다. 오피스 제품을 개발할 때 목돈을 한번 들이면 그 뒤로는 크게 돈 들어갈 일이 없는 사업구조 덕이다. 이미 개발이 끝난 소프트웨어를 해외시장에 팔면 그 중 상당수는 고스란히 이익으로 챙길 수 있다.
연말 예상실적 기준 두 회사 주가수익비율(PER)는 MDS테크가 13배, 한컴이 16배 선이다. 증권가가 집계하는 동일업종 평균 PER인 33배를 모두 밑돌고 있다.
이 밖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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