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네덜란드는 한국이 생각한 것보다 더 높았다. 그 벽을 견고하게 만든 건 선발투수 밴덴헐크였다. 그는 빼어난 무실점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4년 만에 재대결은 예상보다 싱거웠다. 네덜란드는 한국을 여유 있게 제압했다. 1회 프로파르의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2회 오뒤벌의 안타-도루에 이어 시몬스의 적시타가 터졌다. 6회에는 오뒤벌의 2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네덜란드는 모든 면에서 한국을 압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운드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김인식 감독은 “투-타의 실력차가 분명했다. 한국도 간간이 안타를 쳤지만 득점으로 연결할 결정타가 없었다. 네덜란드의 마운드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해 득점하기 어려웠다”라고 평했다.
↑ 밴덴헐크는 7일 2017 WBC 1라운드 한국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특히, 첫 번째 주자였던 밴덴헐크는 제 몫을 다했다. 우규민과 선발투수 맞대결에서 4이닝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한국의 기를 눌렀다.
두 차례 고비도 있었다. 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났다. 2회 1사 1,2루 및 3회 2사 2루 위기를 벗어났다. 병살타만 두 차례(2회·3회)나 유도했다.
밴덴헐크는 “토너먼트의 첫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는 건 굉장히 명예롭고 흥분되는 일이다. 투구수 제한이 있어 공 1개마다 온 신경을 다해 던졌다. ‘어디까지 던질 수 있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4이닝을 소화하며 좋은 출발을 했다”라고 말했다.
밴덴헐크는 ‘지한파’다. 2013년과 2014년 삼성 소속으로 2년간 KBO리그에서 뛰며 통산 20승 13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한 단계 성장한 그는 소프트뱅크로 진출해 16승 3패 평균자책점 3.14로 성공시대를 열었다.
한국에서 다시 공을 던진다는 건 밴덴헐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그는 “2년간 삼성에서 뛰었을 때 동료였던 이들과 다시 함께 뛰었다. 그들과는 특별한 우정이 있다. 때문에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조절하는데 집중하려 했다. 한국전의 중요한 포인트였다. 생각대로 잘 조절하면서 경기도 잘 풀렸다”라고 말했다.
잘 아는 선수들을 상대한다는 게 호투에 도움이 됐다. 밴덴헐크는 “상대도 나를 잘 알고 나도 상대를 잘 안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한편, 프로파르는 결승 홈런에 대해 “경기 직전 미팅을 통해 투수(우규민)를 연구할 수 있었다. 공에 최대한 따라가자고 여겼는데 운이 좋게 홈런으로 연결됐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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