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휘발유가 인상 후폭풍…니에토 대통령 "미래를 위한 결정"
↑ 사진=연합뉴스 |
멕시코에서 최고 20%에 달하는 휘발유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항의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대 일부가 폭력ㆍ과격 시위를 벌이면서 빚어진 혼란을 틈타 일부 시민이 상점과 주유소 등지에 난입해 약탈하고 기물을 파손하면서 폭동 수준으로 비화하는 양상입니다.
6일(현지시간) 엘 우니베르살과 밀레니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최소 22개 주에서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했습니다.
항의 시위가 일부 시민의 약탈과 기물파손, 점거 등으로 변질되면서 최소 6명이 숨지고 1천 명 이상이 체포됐습니다.
중부 이달고 주에서는 전날 고속도로를 점거한 시위대를 경찰이 해산하는 과정에 총격이 발생, 2명이 숨졌습니다.
동부 항구도시인 베라크루스 시에서는 약탈 현장 근처에서 2명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베라크루스 주 다른 지역에서는 약탈 현장에 있던 구경꾼 1명이 차에 치여 사망했습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주유소에서 절도를 막으려던 한 경관이 숨졌습니다.
미겔 앙헬 유네스 리나레스 베라크루스 주지사는 전날 성난 시위대에게 한번 약탈 피해를 본 가게를 다시 습격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누에보 레온 주의 주도인 몬테레이에서는 전날 밤 1만9천 명이 대광장에 모여 집회를 개최하는 등 이번 주 들어 전국에서 발생한 시위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했습니다.
집회는 초반에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후반부에 마스크를 쓴 일부 시민이 불을 지르고 주 청사 창문을 깨트리면서 폭력 시위로 급변했다고 엘 우니베르살은 전했습니다.
몬테레이 폭력 시위로 일부 기자들이 다치고 182명이 체포됐습니다.
유가 인상 시위로 촉발된 혼란으로 최소 300곳이 약탈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경제계는 그러나 1천여 곳의 상점과 기업이 약탈과 기물파손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피해를 우려한 일부 자영업자들과 상점은 아예 문을 닫거나 대낮에만 운영했습니다.
상공회의소는 고속도로, 항만, 터미널 등의 봉쇄와 약탈 피해를 우려한 상점과 기업들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기초 생필품과 연료 공급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약탈과 항의 시위는 이날 들어 다소 진정됐지만, 일부 시민은 여전히 일부 고속도로 요금 정산소 앞에서 펼침막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이번 사태는 멕시코 정부가 에너지 시장 자유화 계획에 따라 새해부터 최고 20.1%에 달하는 휘발유 판매 가격 인상조치를 단행하면서 촉발됐습니다.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고급 유종인 프리미엄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79페소(약 980원)로 올라 4ℓ 가격이 멕시코의 하루 최저 일당 80페소와 맞먹게 됐습니다. 일반인이 많이 쓰는 유종인 마그나 휘발유 리터당 평균 소매 가격은 14.2% 높은 15.99페소로 인상됐습니다.
앞으로도 휘발유 가격은 계속 오를 전망입니다. 이번 가격 인상은 내년 2월 3일까지만 적용되며, 같은 달 18일까지는 격주마다 최고 가격이 고시됩니다. 18일 이후에는 매일 최고 가격이 정해집니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전날 TV로 방영된 신년연설에서 정부 보조금이 아닌 국제시장 가격에 따라 유가가 결정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 시장 자유화에 따른 휘발유 가격 인상의 불가피성을 재차 옹호했습니다.
니에토 대통령은 "국제 가격에 맞춰 휘발유 가격을 인상
이어 "휘발유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것은 가난한 국민에게서 돈을 빼앗아 대부분을 가진 부자들에게 주는 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