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개헌 제안…허 찔린 더민주 "한 방 먹은 느낌"
↑ 朴대통령 개헌 제안/사진=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갑작스럽게 개헌을 제안한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한마디로 허를 찔린 듯한 표정입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청와대의 꼼수"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정작 개헌 논의에 응할지를 놓고는 정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최씨 의혹을 고리로 한 대여(對與) 공세국면이 흐트러질 우려가 있는 만큼 덜컥 개헌 논의에 응하기 보다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대응하겠다는게 지도부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개헌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국회 개헌특위에 대한 동참 요구를 계속 외면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민주당은 개헌 제안이 나오자 마자 박 대통령을 향한 집중포화를 쏟아냈습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한 측근 비리를 가리기 위한 '불순한' 제안이라는 것입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9년 전 개헌을 주장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했던 말씀을 박 대통령에게 그대로 돌려드린다"며 "개헌은 정략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습니다.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에서는 "최순실씨 딸의 출산 문제까지 거론되는 등 궁지에 몰리자 위기의식을 느껴 개헌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장 개헌론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두고는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날 긴급최고위에서는 "정기국회 이후 개헌논의에 착수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다만 지도부는 시점을 못박지 않고서 "박근혜표 개헌은 안된다"는 입장을 유지한채 시간을 두고 차분히 대응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시간을 끌기도 어렵습니다. 당내에서도 개헌을 찬성하는 의원들이 상당수이고, 국민 약 70%가 개헌에 찬성하고 있는 점도 부담입니다.
지도부 한 의원은 "한 방 먹은 느낌이다. 추미애 대표도 화가 많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추 대표는 일단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습니다.
회견에서는 "지금은 최순실게이트를 철저하게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며, 개헌이 이를 가리려는 정략적 의도로 악용되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비리의혹 규명이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당내에서는 어떻게든 개헌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문희상 박병석 원혜영 의원을 비롯한 중진들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서 개헌론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이 자리에서는 "비리를 덮기 위한 꼼수인 것은 분명하고, 비리를 덮고갈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도 "개헌은 시대적 과제인 만큼 논의에 착수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은
추 대표 측 관계자는 "중진들의 생각 역시 당내 의견으로서 존중한다"면서도 개헌특위 논의 착수 여부는 당내 의견을 더 수렴하고서 결정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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