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속화된 주택 수요자 ‘서울 엑소더스’의 가장 큰 원인은 전셋값 폭등이 꼽힌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계속되는 저금리에 집주인들이 기존 전세를 월세로 바꾸면서 전세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공급 부족이 다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 뿐 아니라 정부도 이에 따른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 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모두 월세주택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게 공통점이다. 이에 대해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급등한 전세보증금을 마련할 만한 능력이 없는 저소득 가구가 전세의 월세전환에 따른 부담을 가장 크게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중산층을 겨냥한 월세주택인 뉴스테이도 좋지만 그 이전에 월세전환 부담을 느끼는 서민을 위한 지원책을 늘리고 수요보다 턱없이 부족한 취약계층 대상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대거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산이 많고 소득이 높아 월세를 충분히 감당할 능력이 있는 중·상위 소득계층은 오히려 다주택자 규제 회피 등의 이유로 서울지역 고가 전세를 유지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은 치솟은 전세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경기도로 밀려나거나 울며겨자먹기로 월세 전환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향후 경제 주축으로 부상할 20·30대 ‘에코세대’가 비싼 주거비 탓에 서울에서 밀려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들의 주거부담을 덜어내고 자가주택을 보유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급등한 주거비는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20·30대가 초기에 자본을 축적할 기회를 빼앗아 결국 임차에서 자가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주거 사이클을 깨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의 월세전환이 너무 빠르게 일어나는 지금 상황에서는 젊은층의 가처분소득 자체를 줄여 주택구입은 커녕 소비위축까지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박합수 위원은 “월세전환을 피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어느정도 속도조절은 필요하다”며 “생애최초 주택자금 대출금리를 지금보더 더 낮춰 주택구입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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