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선 폭염과 가뭄, 폭우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미국에선 때 아닌 5월 폭설이 내렸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 주의 팔로디 마을에선 수은주가 51도까지 올라가면서 인도 사상 최고기온을 찍었다. 같은 날 서부 구자라트 주 아메다바드 시 기온은 100년 만에 최고인 48도, 수도 뉴델리는 전날 46.4도를 기록했다.
인도에서 기온 50도에 이르는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열사병과 탈수로 400여 명이 사망했다. 현지 매체 ‘힌두스탄타임스’는 “폭염으로 4월부터 현재까지 인도 전역에서 4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가뭄도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뉴델리의 강수량은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예년 평균(59㎜)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7㎜를 기록했다. 인도 정부는 “전 국민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억3000만명이 가뭄으로 인한 식수와 용수 부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최악의 폭염이 닥쳤다.
한국의 경우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봄 더위로 지난 19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1.9℃까지 올랐고 지난 20일엔 올해 첫 폭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산불이 자주 나 동남아 전역에 스모그가 발생했고, 베트남과 태국 등 주요 쌀 생산국에서는 심각한 가뭄에 따른 쌀 부족 현상으로 세계 쌀 가격이 무려 16%나 치솟았다. 지난달 필리핀에서는 가뭄으로 흉년이 들자 지방 정부에 비축한 쌀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농민 시위에서 3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중국 남부 일대는 폭우가 덮쳤다. 지난 19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광둥성 마오밍시에서는 집을 잃은 이재민 수만 55만명에 달했다.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도 지난주부터 쏟아진 호우로 곳곳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수십명이 사망했고, 방글라데시에도 21일 사이클론이 덮쳐 21명이 숨졌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사이클론이나 태풍의 세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때 아닌 5월에 눈이 내렸다. 지난 20일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에 30cm에 육박하는 폭설이 내려 도로가 마비되고 20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미국 최대 저수지인 미드 호수의 수위는 20일 밤 327.45m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 기록하면서 애리조나,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 서부 3개주의 식수 및 용수 확보가 힘들어졌다.
이밖에 남미 칠레에서는 사상 최악의 적조 현상으로 칠레 남부 해안을 회유하던 정어리 떼가 잇따라 집단 폐사했고, 미국 서부해안에서는 홍게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홍게들은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 먼 바다에 주로 서식하는데 그곳의 수온이 오르면서 캘리포니아 해안가까지 올라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이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고온과 기상 이변이 계속되는 것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결과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 4월은 137년 전 기상 관측 이래 4월 기온으론 가장 따뜻한 달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해는 ‘엘니뇨’에 따른 이상 고온과 가뭄이 최근 수십 년간 가장 심각한 수준을 보인다며 우려하고 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의 태평양 온도 변화로 인한 해수 역류 현상을 뜻하는데 지난해 말부터 1950년 이래 역대 3번째로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관측되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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