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경선을 앞둔 인디애나주(州) 포트웨인 유세에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거론하며 “중국이 미국을 계속 강간(rape)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그는 또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강도질을 당하고 있는 돼지 저금통과 같다”며 과격한 표현을 이어갔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의 ‘강간’ 발언은 유세가 있었던 인디애나주에서 성폭행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 출신 마이크 타이슨이 트럼프를 지지한 것을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폭스뉴스TV에 출연해 “내가 매우 강하고 터프하기 때문에 외국 지도자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며 “걱정 좀 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롱했다.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이나 경쟁 후보들을 향해 퍼붓던 막말 대상이 해외 지도자들로 확대한 것이다.
공화당 경쟁 후보인 테드 크루즈와 존 케이식을 향해서는 “더 이상 경선을 계속하는 건 시간낭비”라며 “크루즈와 케이식은 이제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민주당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향해서는 “남자였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여성’이라는 카드를 이용해 여기까지 왔지만 이젠 제대로 먹히는 것 같지도 않다”고 공격했다.
동맹을 겨냥한 트럼프의 막무가내 외교정책 공약에 대해 트럼프의 외교책사인 왈리드 파레스가 수습에 나섰다. 파레스는 “동맹국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것은 이론적 시나리오일 뿐”이라며 “실제 집권하면 동맹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방위비 협상은 진지하게 재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트럼프 발언에 대해서도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하는 차원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극단적인 시나리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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