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잔다고 결박…`영아 뇌사` 보육교사 추가 학대 드러나

생후 11개월된 아이를 뇌사에 빠뜨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보육교사의 학대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철희)는 자신이 돌보던 김 모군의 몸을 짓누르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 혐의(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보육교사 김 모씨(37)를 추가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김군은 2014년 11월 12일 서울 관악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엎드려 누운 상태에서 머리 끝까지 이불이 덮인 채였다. 김군은 한 달여 뒤 뇌사 판정을 받고 세상을 떠났다.
검찰에 따르면 김 모군의 담당 보육교사 김씨는 사건이 있기 며칠 전부터 자신의 허벅지와 상체로 김군의 몸을 위에서 2~3분 동안 누르거나 10여분 동안 다리 사이에 끼워 결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군이 낮잠을 자다 깬 후 잠들지 않거나 제지에 따르지 않고 기어다닌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씨는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아이를 이불로 감싸 벽에 밀어놓고 10분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의 행위는 하루에도 여러 번, 3일에 걸쳐 반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김군이 뇌사로 숨진 사건에서 검찰은 김씨에게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12월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 했다. 그러나 김군의 부모가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뒤 사건 당일의 학대 정황이 드러나자 지난 2월에서야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현행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해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한 사람은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3000만원에 처한다. 단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아동복지시설에서 일하는 사람이 학대를 저지른 경우 해당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씨에 대한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임동규)에서 짐중심리로 진행되고 있다. 매일 증거조사 기일을 열어 선고 시간을 대폭 줄이는 방식이다. 김씨는 “신체적 학대 행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에 대한 재판의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12일 열린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