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려면 이름이 중요해’ 아파트 개명 수요 꾸준

“입주가 6월이긴하지만 단지 이름이 바뀝니다.”
서초구 서울지하철3호선 잠원역 4번 출구 일대에 들어서는 ‘래미안잠원’(잠원 대림 재건축)의 단지명이 ‘래미안신반포팰리스’로 달라진다. ‘궁전·저택’을 뜻하는 팰리스(palace)와 신흥 부촌으로 뜬 ‘반포’의 이미지를 가져온 셈이다. 오는 5월 말 완공을 앞두고 있어서 이미 아파트가 제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름값 프리미엄 때문에 간판을 바꿔 달았다.
지난해 9월 입주한 강남 대치동 ‘래미안대치청실’이 입주 전 ‘래미안대치팰리스’(대치 청실 재건축)로 단지명을 변경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강남에서만 단지명에 민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지난2014년 9월 입주한 마포구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아현 3구역 재개발)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로 이름을 바꿨다. 아현동이라는 구체적인 동네보다는 직주근접지로 중산층에게 인기를 끄는 ‘마포’라는 지역을 더 강조한 것이다.
단지명은 보통 분양 이전에 정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 과정에서도 막판 뒤집기가 일어난다. 원래는 ‘반포한양자이’로 지난해 가을 일반 분양을 하려던 반포한양 재건축 아파트가 ‘신반포자이’로 개명해 시장에 나서는 식이다. 지난해 6월 GS건설이 평택에서 분양한 ‘자이 더 익스프레스 1차’역시 처음에는 ‘고덕 KTX 자이’였지만 수서발 KTX 지제역 개통으로 서울 강남까지 20분대에 빠르게 갈 수 있다(express)는 뜻을 담아 간판을 바꿔달았다.
입주 후에 아파트들이 ‘개명’하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 비슷한 입지라면 브랜드와 동네 이미지, 단어 어감 등에 따라 집 값이 달라진다는 계산에서다. 최근 들어 영등포구 대림3동에 자리한 현대3차아파트는 페인트 칠을 다시 하면서 ‘아이파크(I-PARK)’로 이름을 바꿨다. 앞서 2003년 입주한 동작구 사당동의 ‘롯데캐슬 아파트’역시 처음에는 ‘낙천대’였지만 지난 2006년 명칭변경을 결정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