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과 한국거래소가 아파트 매매가격 연계 투자상품 개발에 나서 투자자들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상품이 출시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초자산 선정·구성부터 지수 개발과 검증, 상품 개발까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다.
9일 감정원과 거래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인덱스펀드를 우선 개발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측은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가격 변동률을 토대로 새로운 지수를 만들기로 했다. 상가나 오피스텔은 아파트처럼 가격이 비교적 균일하지 않고, 지방 아파트는 서울만큼 거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 수익률을 결정하는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선정부터 쉽지 않아 양측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가 많고 전국 아파트 가격 변동을 대표하는 단지를 골라야 하는데 잘못 선정하면 시장 흐름과 지수가 정반대로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감정원 관계자는 "후보 단지부터 먼저 선정해 최소 6개월은 가격 변동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최종 단지가 선정되면 대표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일반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선정은 가장 초보적인 작업이다. 해당 단지 가격 변동을 매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기도 쉽지 않다. 부동산은 다른 실물 자산과 달리 거래가 매일 빈번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을 매일 조사해 지수를 산출하지 않으면 금융 상품으로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파트지수를 감정원에서 매일 조사해 발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감정원이 매일 20~30개 아파트 단지 실거래 가격을 조사해 지수를 만들어 공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투자자들이 인위적으로 지수를 끌어올리거나 내릴 위험도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실제 집주인과 무관한 가격 등락으로 집주인 또는 실수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지수 산정·검증, 상품 개발부터 투자자 모집까지 적어도 2~3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며 "아파트 시장이 투기 장으로 전락하지 않게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