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 풍경. [사진제공 = 현대산업개발] |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달 한 달간 시장에 나올 6만7091가구 중 삼 분의 1이상(34.77%)인 2만3328가구가 27일 일제히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 일정을 시작한다. 임대와 오피스텔을 제외하면 한 주간 24단지가 분양 일정을 시작해 주 단위로 보면 올 들어 가장 많은 셈이다. 주거용 오피스텔 견본 현장까지 포함하면 총 31곳으로 늘어난다.
내년 초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에 집을 사보겠다는 사람들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래 없이 청약 돌풍이 일었던 올해의 분위기를 마지막으로 노려보겠다는 건설사들이 시장에 나서면서 연출된 상황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말 행사가 잦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산되는 12월을 앞두고 11월 마지막 주에 분양이 몰리는 것”이라며 “역대 최대 분양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공급 과잉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앞날을 제대로 예측하기 힘든 시장의 특성 상 건설사들로서는 수요가 몰릴 때 집중적으로 분양에 나서는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27일 분양 일정을 시작하는 전국 아파트 24 단지 중 13개 단지(1만3852가구)는 동탄2·파주 운정·광명역세권·평택 세교지구 등 경기도 2기 신도시와 택지지구에서 나온다. 동탄2신도시 남동탄 지역에서는 ‘금호어울림 레이크’를 비롯해 ‘신안인스빌 리베라’와 ‘동탄자이 파밀리에’ 등 3개 단지가 경쟁을 벌인다. 파주 운정신도시에는 2998가구 규모의 대단지 ‘힐스테이트 운정’이 견본 주택을 문을 연다. 이 밖에 ‘고양 일산 센트럴 아이파크’, ‘평택 세교 힐스테이트 2차’, ‘광명역 파크자이 2차’가 막바지 분양에 들어간다. 인천에서는 ‘서창 센트럴 푸르지오’ 한 곳이, 서울에서도 ‘래미안 이수역 로이파크’ 한 곳이 분양을 시작한다.
지방에서는 올해 분양 성적이 좋았던 ‘충청’일부 지역과 ‘영남권’에서 9476가구가 나온다. 충청권에서는 청주 ‘방서지구 중흥S-클래스’와 천안 ‘청당동 한양수자인 블루시티’, ‘천안 불당 파크 푸르지오’ 등이 분양에 나서고 영남권에서는 부산 ‘수영SK뷰’, 경남 ‘e편한세상 양산덕계’, ‘e편한세상 울산온양’등이 27일 곳곳에서 견본주택 문을 연다.
연말 분양 봇물이 터진 셈이기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시장 분위기가 주춤하는 모양새라는 진단도 나온다. 전세난에 떠밀려 집을 사는 실수요자들 외에 저금리 등으로 ‘수익형부동산·아파트 분양권 전매’ 등에 눈 돌린 투자자들이 모여들어 매번 청약 기록이 쏟아졌지만 청약 열기에 비해 계약률이 신통치 않고 분양권 거래가 실제로는 뜸하거나 미분양이 다시 늘어나는 등의 분위기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올 들어 강남권 재건축 사업의 ‘메카’로 통했던 서울 서초구 일대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 4000만원 시대’( 3.3㎡ 기준)로 접어들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반포동 A공인 관계자는 “지난 달 분양한 반포푸르지오써밋(삼호가든4차 재건축)은 4094만원에 평균 청약 경쟁률이 21대1까지 갔지만 예비당첨자에 이어 견본주택 방문자에게까지 계약 의향을 묻는 등 조합이나 건설사들이 말하는 계약률 90%와 달리 실계약률은 60~70%선으로 성적이 저조한 편”이라며 “역시 4000만원을 넘은 반포래미안아이파크(서초한양 재건축)은 견본주택부터 이전 분양 단지들에 비해 한산한 편이어서 고분양가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잠원동 B인 관계자는 “연말 분양하는 반포한양자이(반포한양 재건축)는 4200만~4300만원 선에서 GS건설과 조합이 협상을 벌이고 일반 분양 분이 적어 수익 내기가 힘든 아크로리버뷰(한신5차 재건축)는 임대 물량의 면적을 넓혀 일반 분양분으로 돌리려는 조합 측의 안과 분양가 문제 등으로 연말 분양하려던 것이 내년 1월 이후로 넘어갔다”고 전했다.
올해 전국 시장을 이끌던 대구와 부산에서는 집단대출 과열조짐이 보인다고 판단한 금융 당국이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등을 중심으로 이 달 중 대출 시스템 점검에 나서는 분위기다. 대구에서는 ‘분양권 전매 열풍’이 불면서 당첨 확률이 높은 청약통장이 500만~600만원에 오가는 등 일명 ‘물딱지’ 불법 거래까지 성행했지만 요즘 들어서는 분양가보다 낮아진 ‘마이너스 피’도 등장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 9월 대구에서 분양한 한 단지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65.5대 1에 최고 경쟁률이 158대1까지 갔지만 막상 실계약자가 없어 총 가구 수의 1/4정도인 80~90가구가 미분양 상태”라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미분양은 지난 9월 108 건으로 전달(10건)에 비해 대폭 늘었고 부산 역시 같은 기간 20% 늘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서울·수도권의 경우 전세난으로 실수요자들이 집을 사는 추세는 계속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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