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5년 만에 다시 찾아온 가을 야구를 즐길 준비는 끝났다. 두산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자리 잡은 투수 이현승이 친정팀 넥센과 조우한다. 겁내지 않고 부담 없이, 그리고 편안하게 ‘보너스 경기’를 즐기고자 한다.
이현승은 10일부터 열리는 넥센과의 5전 3선승제의 2015 KBO 준플레이오프에 출전한다. 지난 2006년과 2010년에 이어 이현승의 세 번째 포스트시즌 출전이다.
이현승은 올 시즌 41경기 등판 3승 1패 2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했다. 시즌 중반부터 맡은 마무리 보직을 훌륭히 소화했다. 사실 개막 전 손가락 골절을 당한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당초 생각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의 복귀가 지금의 이현승을 만들었다.
↑ 두산 마무리 투수 이현승 사진=MK스포츠 DB |
그래도 마무리를 맡은 후 최고의 투구를 보여준 자체는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현승도 이를 인정했다. 이현승은 “마무리를 맡은 것이 구위를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면 지금의 구속이 안 나왔을 듯싶다. 전력 투구로 구속이 올라오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한 점 차에도 큰 부담감 없이 공을 던진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등판은 지난 8월 2일 잠실 삼성전이었다. 이현승은 당시 3-1로 앞선 8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해 승리를 지켰다.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은 뒤 이승엽을 병살타로 유도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현승은 “이날 만루 위기를 막고 마무리를 맡은 후 처음으로 손을 불끈 쥐었다. 상대 상위 타선을 연이어 막았다. 마무리로서 희열이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이제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안정감을 포스트시즌에서도 발휘해야 할 시간이다. 지난 2번의 가을 야구는 정신없이 치렀다. 지난 2006년 현대 시절에는 신인으로 출전, 2010년에는 두산으로 트레이드 후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해 애썼다. 특히 지난 2010년 플레이오프 삼성과의 5차전에서 장원삼과 펼친 치열한 대결은 눈부셨다.
↑ 두산 마무리 투수 이현승 사진=MK스포츠 DB |
친정팀과 치르는 가을 야구도 남다르게 다가올 터. 하지만 양보는 당연히 없다. 이현승은 “목동구장에서 포스트시즌 등판을 한다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옛날 기억도 나고. 그래도 큰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가을 야구를 대비한 특별한 준비는 없다. 그저 ‘하던 대로’ 하는 것이 관건이라 바라봤다. 이현승은 “언제 어떤 상황이든 항상 하던 대로 하겠다. 어떤 팀을 만나도 겁내지 않겠다. 원래가진 공만 던진다
이현승은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 12에 출전하는 대표팀에도 선발 됐다. 프로 선수들로 구성되는 대표팀에는 사실상 첫 발탁이다. 이제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일만 남았다.
[forevertos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