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이상철 기자] 염경엽 넥센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타순을 짜는데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고심 끝에 고종욱(2번 지명타자)과 박헌도(7번 좌익수)를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인 데다 밴헤켄의 선발을 고려해 수비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미스’였다. 다들 팽팽한 접전을 예상했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흐름은 쉽게 한 쪽으로 쏠리지 않았다. 보통 큰 경기는 작은 실수가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다. 이날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하필 그 실수를 범한 게 염 감독이 꺼낸 비장의 카드였던 박헌도.
박헌도는 고개를 숙였다. 두 번의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우선 공격. 초반에 유난히 흔들리는 김광현은 1회부터 제구 난조를 보였다. 볼이 상당히 많았다. 넥센 타자들도 김광현의 변화구에 배트를 쉽게 대지 않았다.
↑ 넥센의 박헌도는 7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SK와 1차전에서 5회 수비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사진(목동)=천정환 기자 |
5회 수비는 더욱 뼈아팠다. 넥센이 1-0으로 앞선 5회 밴헤켄이 브라운에게 홈런을 맞고 1-1 동점이 됐다. 그리고 2사 3루의 위기. 나주환의 타구가 좌중간의 절묘한 위치로 날아갔다. 박헌도가 온힘을 다해 뛰어갔지만 잡기에는 무리였다.
1점을 내주되 최대한 타자의 진루를 막아야 했다. 그러나 박헌도의 결정은 다이빙 캐치 시도. 공은 박헌도 뒤로 빠졌다. 단타가 될 수도 있던 게 장타가 됐다. 나주환은 3루까지 내달렸다. 그 과정에서 유격수 김하성의 송구가 나주환의 슬라이딩을 맞고 굴절됐다. 그 사이 나주환이 홈을 밟으며 스코어는 1-2가 아닌 1-3이 됐다.
김광현이 되살아난 데다 김광현에 그 다음 주자로 켈리를 준비해뒀던 터라, 1점 차와 2점 차는
박헌도는 만회할 기회도 얻지 못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난 박헌도는 6회 2사 1루서 대타 스나이더와 교체됐다. 고개 숙인 박헌도, 그리고 스나이더는 그 타석에서 깨끗한 우전안타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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