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신서유기’가 성황리에 끝을 맺었다. 개그맨 강호동과 이수근,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은지원의 입담도 두드러졌지만 이 모든 판을 짠 나영석 PD의 활약이 무엇보다 컸다.
2일 오전 네이버 TV캐스트에서는 tvNgo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그동안 드래곤 볼을 7개를 모아 소원을 이루고자했던 멤버들은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했다.
앞서 나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우리끼리 놀러가는 걸 그냥 찍어봤고 완성도가 떨어져서 인터넷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인터넷에 대해 잘 몰라서 네이버에 직접 몇 시에 방송하면 좋을지 물어봤다”며 큰 부담감 없이 ‘신서유기’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 사진=신서유기 캡처 |
글씨체에만 힘이 없었을 뿐 발군의 편집 실력은 여전했다. 출연진의 평범한 행동도 나 PD의 편집을 통하면 더욱 맛깔스럽게 다듬어졌다. 강호동의 “담배를 끊었다”는 한 마디는 게임을 끊었다는 은지원을 넘어 가만히 앉아있는 이수근에게까지 넘어갔다. 이수근은 멍하니 앉아있었을 뿐인데도 ‘끊었습니다’라는 문구 하나로 웃음을 자아내는 하나의 캐릭터를 가지게 됐다.
나 PD와 이수근의 만남은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 나 PD는 드래곤볼을 건 내기에서 멤버들이 패배하자 이수근을 내세워 ‘도박문제관리센터 국번 없이 1336’ ‘도박필패’ ‘패가망신’과 같은 자막을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은지원은 등장부터 ‘미친X’라는 자막과 함께했다. 그는 나PD의 자막대로 ‘신서유기’의 ‘미친X’ 캐릭터를 십분 발휘하며 거친 언어를 뱉었다. 하지만 나PD는 은지원의 욕설을 편집하지 않았다. 은지원이 수위를 넘나들 때면 푸르른 녹음, ‘삼시세끼’의 귀여운 동물들을 등장시켰고 ‘은초딩의 진정을 위한 화면 조정 시간입니다’라는 자막을 입혀 캐릭터의 재미요소를 극대화시켰다.
↑ 사진=MBN스타 DB |
‘신서유기’는 ‘1박 2일’ 나영석 PD와 멤버들이 다시 뭉친 프로그램이다. 불법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이수근, 잠정 은퇴 이후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강호동이라는 위험 요소를 안고 시작해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종영한 시점에서는 돌아보면 이 모든 것은 기우였다.
멤버들의 입담과 재치도 빛났지만 나 PD가 아니었다면 이 모든 것이 가능했을까. 브라운관을 넘어 인터넷까지 점령한 나 PD는 다시 한 번 전작들의 흥행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