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휴스턴) 김재호 특파원] 공식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워싱턴 내셔널스가 이번에는 내부 갈등을 노출했다. 팀의 마무리 투수 조너던 파펠본과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가 충돌했다.
상황은 이랬다. 28일(한국시간)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 8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하퍼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그 순간, 8회초 2사에 등판한 뒤 9회초 등판을 준비하고 있던 파펠본이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하퍼는 불쾌한 표정으로 답했고, 말을 주고받던 도중 파펠본이 하퍼에게 달려들었다.
↑ 워싱턴 내셔널스의 조너던 파펠본과 브라이스 하퍼가 더그아웃에서 난투극을 벌였다. 바로 옆에는 사진기자들이 있었다. 사진(美 워싱턴DC)=ⓒAFPBBNews = News1 |
하퍼는 9회초 수비 때 교체됐지만, 파펠본은 그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그는 프레디 갈비스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안드레스 블랑코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파펠본은 수비 실책과 볼넷, 몸에 맞는 공을 연달아 허용하며 2사 만루에 몰린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팀은 6점을 더 허용했고, 5-12로 패했다.
싸움은 파펠본이 하퍼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파펠본은 ‘워싱턴 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확한 대화 주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내가 잘못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하퍼는 “그가 사과했다. 뭐든 신경 쓰지 않는다. 형제들이 싸운 것과 같다.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옆에서 싸움을 말린 데스몬드는 “최근 며칠 동안 감정적인 일들이 많았다”면서 감정이 넘치다 보니 일어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여기는 남성호르몬이 넘치는 곳이다. 젊은 선수들은 경쟁심이 앞서기 마련”이라며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진화
파펠본에게 징계를 내릴 예정이지만, 정확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힌 그는 “이것은 ‘가족 문제’다”라며 문제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했다. 하퍼와 달리 파펠본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그는 우리 팀의 마무리다. 9회 동점 상황에서는 마무리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