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의 비극 앞에 가톨릭교회가 무슬림과 함께 있음을 전하고 싶다.”
24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맨해튼 성 패트릭 대성당에서 저녁미사를 집전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에서 발생한 압사사고와 관련해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을 환영하는 미국의 열기는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이어졌다.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헬기를 이용해 월스트리트로 이동한 교황이 맨해튼 5번가를 따라 포프모빌로 성 패트릭 대성당으로 움직일 때 수천명의 환영 인파가 “프란치스코”를 외치고 교황청 깃발을 흔들며 환호했다. 성 패트릭 대성당에서는 2500여명의 성직자와 신도들이 4시간 이상 교황을 기다렸다.
교황은 이날 오전 워싱턴에서 사상 첫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 나서 사형제 폐지, 이민자에 대한 포용, 기후변화와의 싸움, 종교적 극단주의 배척 등을 촉구했다. 의회에서 교황 연설 도중 기립 박수 12차례를 포함해 총 37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연설에서 교황은 이민자를 상기시키며 “이 대륙에도 수천 명이 더 좋은 삶과 사랑하는 가족, 더 좋은 기회를 찾기위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수에 놀라 물러서지 말고, 그들의 얼굴을 쳐다보고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그들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등 그들을 인간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약성서 마태오복음 7장12절의 ‘남이 네게 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남에게 하라’ 구절을 언급하고 “이 원칙은 유효하다. 우리가 대우받고 싶은 열정과 동정으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라는 것”이라며 “이 대륙 사람들은 외국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한때 외국인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마틴 루터 킹 콕사의 연설을 거론하고 “시리아 난민사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위기다. 그들을 외면했던 과거의 죄와 실수를 거듭해서는 안 되며 항상 인도주의적이고 공정하며 형제애를 갖고 대처해달라”고 당부했다.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인간 행동에 의한 기후변화를 막고 환경보호를 위해 자연 자원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며 “우리는 변화를 만들 수 있고 미국, 특히 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25일 제70차 UN총회에 참석해서도 이같은 메시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UN총회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