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9월 14일(16:2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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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어닝쇼크와 BNK캐피탈 렌탈채권 부실화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이 '안정성'을 최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기관들의 투자 수요가 리스크가 작은 공사채·은행채로만 몰리면서 공사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가 2년 만에 최대치까지 벌어지는 등 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는 형국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여전채와 회사채를 중심으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BNK캐피탈 렌탈채권 부실화 이후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성이 낮은 여전채, 회사채 매수를 기피하면서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상승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BNK캐피탈에 각각 1500억원의 크레딧라인을 열어주는 등 사태 수습에 애썼지만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데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반면 투자안정성이 높은 공사채와 은행채의 경우 금리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다. 기관 수요가 투자 리스크가 작은 공사채 은행채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사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는 급격히 확대되어 3년물의 경우 12bp, 5년물의 경우 15bp까지 벌어졌다. 2013년 이후 최대치다.
투자자들이 금리 매력보다 투자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모습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도 나타난다.
특히 A 신용등급 회사채에 대한 기피현상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최근 한진은 800억원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전량 미매각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BBB+로 강등된 가운데 한진의 신용등급 전망 또한 부정적이어서 투자심리를 저하시킨 것으로 보인다.
실적 우려가 존재하는 AA 등급에서도 수요예측 미매각이 빈번히 발생했다. GS에너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회사채에는 1000억원 모집에 75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기관 투자자들의 보수적 투자 행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국내 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로 운용방침을 정한 이상 당분간 회사채 투자는 우량 등급이나 만기가 짧은 채권 위주로만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