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6의 흥행 전략이었던 대화면을 아이패드에서도 꺼내들었다. 화면 크기가 12.9인치로 늘어난 아이패드 프로가 바로 주인공이다. 애플은 대화면 아이패드 신제품으로 기업용(B2B)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으로 유사한 전략을 수행하고 있는 삼성과의 일전이 예상된다.
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공개된 아이패드 프로는 기존 아이패드 에어 화면을 정확하게 2배 늘린 제품이다. 늘어난 화면 크기만큼 성능도 향상시켜 아이패드 에어 대비 연산 성능이 1.8배, 그래픽 성능이 2배 늘어난 A9X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화면 해상도는 2732X2048로 안드로이드를 포함해 모든 태블릿 제품 중 가장 높다. 배터리는 10시간 지속돼 회사 업무에 사용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
기업용 시장을 위해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능도 추가했다. 기존 아이패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화면 분할, 화면 내 화면(PIP) 기능이 탑재됐다. 사용자는 두개의 앱을 화면에 동시에 띄워놓고 실행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발표회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관계자가 등장해 오피스, 포토샵 앱을 실행시켜 작업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다.
사무실 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주변 기기도 함께 공개됐다. 특히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도입을 거부했던 스타일러스 펜을 이번에 전격 도입했다. 애플 펜슬로 명명된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 적용하고 있는 S펜과 대동소이한 제품으로 필기시 압력, 기울기, 위치 등을 감지해 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기울기를 감지하는 기능으로 뎃셍도 가능하다.
함께 공개된 스마트 키보드는 태블릿의 커버와 이동식 키보드를 합친 제품이다. 아이패드 프로에 스마트 키보드를 결합하면 태블릿을 마치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 키보드를 이용하기 위해 별도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도 돼 간편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인 서피스 프로와 유사한 형태다.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를 선보임에 따라 B2B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삼성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이패드 프로는 주변 기기와 소프트웨어 기능을 볼 때 기업 생산성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대화면 전략으로 그간 침체에 빠졌던 아이패드 판매를 촉진시키고 아직 블루 오션으로 남아 있는 기업 시장의 지분을 높일 계획이다.
삼성도 태블릿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기업 시장에서 요구하는 보안 강화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이패드 프로에 도입된 애플 펜슬도 삼성이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 먼저 적용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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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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