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뜨거운 감자다. 예비 FA 김현수(28)의 주가가 점점 치솟고 있다. 거기에 메이저리그의 관심까지 더해진 현재다. ML 진출의 가능성과 현실은 어떤 상황일까.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리는 3일 마산구장에 다수의 ML 스카우트가 방문했다. 정확히는 3명의 스카우트와 1명의 메이저리그 관계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고든 블레이클리 단장보좌역, 필 데일 인터내셔널 스카우트 슈퍼바이저, 김현성 국제스카우트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동북아담당 스카우트 매니저 커티스 정이 그 주인공이었다.
2개 구단의 4명의 관계자가 창원까지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김현수를 향한 관심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이들은 김현수에 대한 관심을 감추지 않았다.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필 데일 국제 스카우트 책임 담당자가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필 데일은 “김현수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면서 “타격능력이 뛰어나다. 미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올 시즌 성적도 뛰어나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강정호(28, 피츠버그)의 성공 이후 후광효과가 생긴 것도 분명하다. KBO리그 출신 야수를 보는 시선도 사뭇 달라졌다. 필 데일은 “강정호의 성공 이후에 시선의 변화가 생긴 것이 사실이다”라고 순순히 인정했다.
일반적으로 현장 실무자가 아닌 구단 부사장급의 단장보좌역이 직접 해당 선수를 보러왔다는 것은 관심의 수준이 상당함을 의미한다. 단장보좌역이 창원까지 내려왔다는 점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김현수의 ML진출 가능성이 장밋빛 전망만 가득할까. 텍사스의 커티스 정은 이런 시각에 대해 사뭇 다른 이야기를 했다. 커티스 정은 “강정호의 성공으로 메이저리그의 시선이 달라진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제 2번째 선수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른바 ‘강정호 환상’이나 ‘거품’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커티스 정은 “과거 일본도 이치로와 마쓰이의 성공으로 거품이 가득했다. 일본 야수들이 진출하기만 하면 모두 성공할 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 거품이 많이 걷혀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의 모습이 그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커티스 정은 “많은 선수들이 강정호의 성공 사례를 보면서 미국에서 나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만을 품어서는 안될 것 같다. 조금 더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필 데일과 커티스 정은 공통적으로 ‘김현수와 FA 대상자들’을 언급했다. 실제로 현재 김현수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리포팅은 집중적인 접근보다는 광범위한 데이터의 수집 중에서 더 유의미한 수준이다. 김현수를 향한 ML의 관심만큼은 충분했지만 아직은 실체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김현수 스스로 아직은 구체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의 의지를 드러낸 적이 없다. 치열한 시즌이 진행 중인 현 시점이 그럴 시기도 아니다. 출발은 선수 본인의 의지다. 섣부른 메이저리그 진출론이 아직은 의미가 없는 가장 큰 이유
물론 그 어느 때보다 KBO리그 출신의 ML 직행 2호 야수 탄생 가능성은 높아졌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계획 중인 박병호(29)에 이어 김현수라는 또 하나의 후보가 등장한 것도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아직은 조금 더 침착한 시선으로 지켜봐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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