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영근 기자] 사실 걸그룹과 취중 인터뷰를 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화려한 무대 위의 꾸며진 모습 이면에 숨겨둔 본연의 모습을 대중에게 고스란히 보여주기엔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중 인터뷰에 임하는 데뷔 8년차 써니힐의 자세는 남달랐다. 오히려 멤버들은 ‘재밌겠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취중 인터뷰 내내 써니힐은 연예인이 아닌 사람 냄새를 ‘폴폴’ 풍겼다.
써니힐의 인터뷰는 1차와 2차로 각각 나눠져 진행됐다. 1차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산체스 막걸리’에서 이뤄졌고, 2차는 서울 강남구 ‘조개 사냥’에서 실시됐다. ‘산체스 막걸리’는 주비가 꼽은 맛집이었다. 하지만 주비는 멤버들과는 처음 방문한 장소라고 털어놨다. 멤버들도 주비가 추천한 막걸리 집에 처음 방문한 만큼 깊은 호감을 표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제가 과거 tvN 드라마 ‘아이 러브 이태리’에 출연한 적 있었다. 그때 함께 출연했던 장서원 오빠가 이곳을 알려줬다. 오빠가 여기 단골이다. 지인들과 오빠와 함께 약 2년 전에 ‘산체스 막걸리’를 들렸던 것 같다. 오픈 때부터 마감 때까지 8시간을 여기 있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마치 저희끼리 파티하는 느낌이었다. 멤버들과 한 번쯤 오고 싶었는데, 숙소인 삼성동에서 좀 멀어서 함께하지 못했다. 저희가 숙소에서 잘 안 나온다. 활동 반경이 5km밖에 안된다. 하하.”(주비)
‘산체스 막걸리’는 마치 아지트 같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벽에는 독특한 문양이 들어간 소품이 자리를 잡았다. 멕시코를 연상케 하는 모자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한 몫 했다. 이내 메뉴판이 등장하자 주비는 ‘산이막걸리’ ‘홍합찜’ ‘유자피자’ ‘미국감자’를 주문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개인적으로 향 있는 걸 안 좋아한다. 막걸리는 딱 막걸리 맛이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막걸리도 농도 짙은 그런 막걸리를 선호한다. 제 입맛에는 해남의 ‘산이 막걸리’가 딱 맞더라. 아! 래퍼 산이 오빠와는 아무 관련 없다. 하하”(주비)
“전 술에 맛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칵테일은 가격이 비싸니까 막걸리나 과일 소주를 선호하는 편이다. 막걸리는 살짝 단 맛이 감미 된 우도 ‘땅콩 막걸리’가 제 입맛에 잘 맞는 것 같다. 한 잔 들이키고 나면 땅콩버터 향이 입가에 맴돌더라.”(승아)
“막걸리를 먹고 취한 적이 있어서 저는 맥주로 갈아탔다. 막걸리에 사이다를 섞어 마셨다. 맛있어서 계속 마시다 보니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크게 선호하는 막걸리는 없는 것 같다.”(코타)
“저는 사실 소주파다. 가려 마시는 건 없다. 멀티라고나 할까. 하하”(미성)
Q. 막걸리와 얽힌 에피소드
“강원도 속초에 여행을 간 적 있었다. 그 때 장터에서 팔던 막걸리 한 잔이 제 인생에서 마셔본 막걸리 중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거기서는 막걸리를 잔으로 팔더라. 전도 한 장에 천 원씩 팔고 그랬는데, 전과 막걸리 한 모금. 운치도 있고 참 좋았던 것 같다.”(주비)
“저희 소속사에서 모든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이 다 같이 모여 등산을 간 적 있다. 그때 써니힐이 막 결성됐던 초기였던 것 같다. 등산을 하고 내려와서 먹는 막걸리가 정말 맛있는 것 알지않나. 그날 저희도 청계산 등산을 마치고 오리고기와 함께 막걸리를 한 잔 걸쳤는데, 제가 유독 막걸리를 많이 마시고 취했다. 대표님도 계시고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자칫하면 위험(?)할 뻔 했다. 그래서 막걸리 하면 아찔했던 그 때가 딱 떠오르는 것 같다.”(승아)
↑ 사진=이현지 기자 |
Q. 막걸리는 주로 언제 마시나?
“뭐니뭐니해도 막걸리는 낮에 마셔야 최고다. 낮술을 하고 싶을 때 홍대 같이 분위기 좋은 곳에서 한잔하면 정말 좋다. 다비치 강민경 씨도 애주가인데, 강민경 씨는 다이어트 할 때 오히려 낮에 술을 마시고 저녁에 빨리 빼서 잔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저도 낮에 막걸리를 마시는 것을 선호한다.”(주비)
↑ 사진=이현지 기자 |
“걸그룹 베스티 친구들과 자주 마시는 편이다. 사실 연예인 친구가 별로 없다. 제게 다가온 친구들은 베스티가 처음이었다. 해령이와 혜연이를 매 주마다 만나서 서울 신사동이나 경리단길을 자주 찾아서 한 잔을 기울이곤 했다. 신기한 건 해령, 혜연이가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오히려 동갑보다 편하다. 특히 해령이는 성숙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 제가 고민 상담을 하기도 한다. 혜연이는 혜령이보다 더 조숙하고 저보다도 언니 같은 느낌이 든다.”(승아)
“제 술 친구는 영화·요리 프로그램이다. ‘쿡방’을 정말 좋아한다. 채널별로 요리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맥주를 홀짝이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미성)
“미성 언니 옆에서 함께 영화를 보면서 자주 맥주를 마신다. 저희가 주로 숙소에서 마시다보니 다른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코타)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2차 ‘조개사냥’으로 향하기로 했다. 더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그 곳에서 풀기로 한 써니힐에게 끝으로 ‘멤버들이 꼽은 산체스 막걸리의 최고 메뉴’를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미국 피자’를 외쳤다. 5점 만점 중 5점이란다. 이어 ‘멤버들이 꼽은 최고 막걸리’는 ‘산이 막걸리’로 꼽혔다.
박영근 기자 mkcultur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