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수많은 걸그룹들이 활동하는 가운데 에이핑크는 ‘별종’이다. 대부분 청순과 섹시(sexy), 큐티(cutie) 등을 오가며 다양한 콘셉트를 선보일 때, 에이핑크는 오로지 ‘청순’만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적으로 에이핑크는 가요계 ‘청순돌’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굳이 섹시 콘셉트로 변신하지 않아도 충분히 팬덤을 형성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대부분의 걸그룹 시작은 청순이나 큐티나 청순한 이미지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섹시한 이미지로 마무리를 하게 된다. 특히 뚜렷한 콘셉트 없이 애매모호한 팀 컬러를 가진 팀일수록 섹시를 강조하게 된다. 대중들의 시선을 한번에 휘어잡으며, 이슈화시키기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이핑크는 줄곧 청순이었으며, 무작정 똑같은 청순함이 아닌 각 앨범마다 미세한 변화를 줬다. 변화는 있었지만 청순함이라는 기본 콘셉트는 늘 흔들림 없이 자리 잡고 있었다. 덕분에 에이핑크는 시작부터 청순했고, 지금도 청순하며 앞으로도 청순할 예정이다.
물론 이런 에이핑크의 ‘청순 이미지’ 독주가 계속 이어지지는 미지수다. 후배 걸그룹들의 거센 도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에이핑크의 뒤를 이어 여자친구와 에이프릴이 ‘청순돌’ ‘청정돌’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여자친구는 파워풀하면서도 청순한 콘셉트로 남성 팬들을 자극 중이며, 에이프릴은 청순을 바탕으로 한 청정으로 신선하다.
에이핑크는 박초롱을 비롯해, 윤보미, 정은지, 손나은, 김남주, 오하영으로 구성됐다. 지난 2011년 4월19일 ‘세븐 스프링스 오브 에이핑크’(Seven springs of Apink)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타이틀곡 ‘몰라요’를 부르며 흰색의 드레스를 입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순수한 표정을 지어 많은 남성 팬들을 설레게 했다. 얼굴에 갖다 댄 두 손을 크로스한 후 움직이는, 나비를 연상케 하는 포인트 안무가 이들을 기억하기 쉽게 만들었다.
그 후 2011년6월23일 ‘잇 걸’(It Girl), 2011년 11월22일 ‘스노우 핑크’(Snow Pink), 2012년 4월19일 ‘4월19일’, 2012년 5월9일 ‘위나네’(UNE ANNEE), 2012년 7월6일 ‘부비부’(BUBIBU), 2013년 7월5일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 2014년 1월13일 ‘굿 모닝 베이비’(Good Morning Baby), 2014년 3월31일 ‘핑크 블러썸’(Pink Blossom), 2014년 10월22일 ‘노노노’(Nonono), 2014년 11월24일 ‘핑크 러브’(Pink LUV), 2015년 4월19일 ‘새끼손가락’, 2015년 7월16일 ‘핑크 메모리’(Pink MEMORY)를 발표했다.
발표한 앨범의 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곡으로 활동하며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 활동을 마무리한 ‘리멤버’(Remember)를 비롯해 ‘러브’(LUV) ‘미스터 추’(Mr. Chu) ‘노노노’(NoNoNo) ‘마이마이’(MY MY) ‘부비부’ ‘잇 걸’ ‘몰라요’ 등이다.
‘몰라요’때부터 ‘리멤버’까지 에이핑크는 갈수록 물오른 청순미를 뽐냈다. ‘몰라요’를 통해 ‘청순돌’의 데뷔를 알린 후 ‘잇 걸’ ‘부비부’ ‘마이마이’ ‘노노노’ ‘미스터 추’ 등을 통해 발랄한 청순미를, ‘러브’ ‘리멤버’로 성숙한 청순미를 강조했다. 굳이 치마 길이가 올라가고 속살이 보이지 않아도 눈빛만으로도 성숙했고 청순함과 섹시, 극과 극 매력을 융합했다.
여자친구는 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로 구성됐다. 2015년 1월15일 미니앨범 ‘시즌 오브 글라스’(Season of Glass)로 데뷔했고 데뷔곡이자 타이틀곡 ‘유리구슬’(Glass Bead)로 활동했다. 그 후 2015년 7월23일 ‘플라워 버드’(Flower Bud)를 발표, ‘오늘부터 우리는’(Me gustas tu)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순한 이미지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화사한 미소를 지어 보여 누구에게나 호감을 받았고, 예상을 뒤엎는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반전까지 선물해 무대의 시작과 끝을 궁금하게 했다. 짧은 치마를 입고도 격한 안무를 무난하게 소화하며 털털한 매력까지 챙겼다.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거나 단체로 벌을 받아도 그저 하하호호 웃어넘기는, 소녀감성을 드러냈던 ‘유리구슬’과 달리 ‘오늘부터 우리는’은 좀 더 여성스러워졌다. 무대 위나 뮤직비디오에서나 인간 뜀틀을 선보여 ‘헉’ 소리를 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청순했고 풋풋했다. 의상 역시 파스텔 톤을 자주 입어 각 무대마다 다른 의상을 찾아보는 즐거움도 줬다.
에이프릴은 소민을 비롯해 채원, 현주, 나은, 예나, 진솔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8월24일 ‘드리밍’(Dreaming)을 발표, 본격적인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타이틀곡 ‘꿈사탕’은 꿈을 찾아 세계 여행을 하는 순수한 소녀들의 소망을 담은 가사가 돋보인다.
앞서 에이프릴은 티저 영상 속 푸른 숲과 하얀 원피스 덕분에 일찌감치 ‘청정돌’로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특히 레인보우와 카라 등의 뒤를 잇는 DSP미디어의 신인 걸그룹이라는 점과 2014년 5월 ‘프로젝트 카라-더 비기닝’을 통해 눈길을 끈 소민, 채원이 몸담고 있기에 단연 관심을 받았다.
기대 속에 베일을 벗은 에이프릴은 평균 나이 ‘17.5세’를 자랑하며 걸그룹 중 최연소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나이는 어리지만 멤버들의 포부는 결코 어리지 않았다. “꿈꿔온 순간이라 정말 떨린다”고 입을 모아 긴장감을 드러내다가도, 이내 노래가 나오자마자 돌변해 ‘꿈사탕’과 자신들의 매력에 매료시키기 바빴다.
‘기분 좋은 따뜻함을 노래하는 사랑스러운 소녀들’이란 의미를 가진 그룹명답게, ‘청정돌’로 불리고 있는 만큼 자신들을 보면 항상 미소가 번지는, 늘 에너지가 넘치는 걸그룹이 될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금방이라도 요들송을 부를 것 같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에이프릴은 일명 ‘설레고 떨리는 춤’ ‘라빠빠 춤’ ‘시계 춤’ 등 포인트 안무를 소화했다. 신비로운 분위기를 매우 강조해 동화 속 한 장면같은 뮤직비디오와 달리, 무대에선 좀 더 예쁘고 역동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비주얼은 물론 소민, 채원으로 이루어진 보컬 라인도 무대에 힘을 보탰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