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아(사진=유용석 기자) |
그는 이후에도 일본에서 숱한 기록을 갈아치우다가 2009년 미국 빌보드 200(메일 앨범 차트)에서 127위에 올랐다. 지금은 원더걸스, 투애니원, 싸이, 빅뱅 등을 통해 K팝 가수가 빌보드와 친근해졌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오랜 해외 활동 끝 지난 2013년 무려 13년 만 서울 방이동 올림픽홀에서 국내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그는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다"고 고백했던 바 있다. '최고의 한국 디바'라는 수식어가 여전히 부끄럽지 않은 그이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 역시 변화의 시기를 맞았던 터. 변함 없는 팬들의 응원에 감격했다.
2년 뒤, 그는 전곡 작사·작곡·프로듀싱한 여덟 번째 정규 앨범 '키스 마이 립스(Kiss My Lips)'를 발표하고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 진일보한 면모를 대중에 확실히 각인 시켰다. 그리고 정확히 데뷔 15주년을 즈음한 8월 22일과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입성했다. 20대 여가수가 이곳 무대에 서는 건 그가 또 처음이다.
보아는 "많은 선배(가수)가 다녀간 곳이자 이름 자체로 힘이 있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게 돼 영광스럽다"면서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져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이내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 30대를 맞았으나 아직 괜찮다. 화려한 퍼포먼스를 기대해도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보아는 스스로에 대해 "알고 보면 허당이고 빈틈도 많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데뷔했음에도 국내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적었던 탓에 대중과 다소 거리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국내 복귀 후 'K팝스타', '삼시세끼', '냉장고를 부탁해'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간극을 좁힌 게 그나마 도움이 됐다.
그는 "'보아'라는 가수는 알지만 15년 간의 노래, 무대는 잘 모를 수 있다. 그래서 보아가 지나온 길들을 지금의 내 모습으로 대중과 공유하고 싶다"고 바랐다.
2002년 '넘버 원(No.1)'으로 한일 양국에서 크게 성공했던 해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꼽은 그의 두 번째 꿈은 소박하다.
그는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면서 "마음도 몸도 건강한 아티스트로서 대중과 행복·슬픔·기쁨 등 인생을 나누는 가수가 됐으면 한다. 대중의 친구로 남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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