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1천명당 아동학대 피해를 받은 아동의 수가 작년 사상 처음으로 1명을 넘어섰습니다.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체 아동학대 판정 건수도 처음으로 1만명을 넘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4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를 30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아동인구 1천명 당 피해아동 발견율(아동학대 판정건수/아동인구×1천)은 1.1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아동 1천명 중 1명 이상이 작년 아동학대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이는 2013년 0.73명보다 50.7%나 늘어난 것입니다. 아동인구 1천명당 피해아동 발견율은 2010년 0.57명, 2011년 0.63명, 2012년 0.67명 등으로 그동안 1명을 넘지 않았었습니다. 다만, 아동학대 발생과 발견이 많은 편인 미국의 9.13명(2013년 기준)에 비해서는 적은 편입니다.
작년 아동학대 신고 사례 중 실제로 아동학대 혐의가 있다고 판정된 건수는 전년 6천796건보다 47.5%나 증가한 1만27건을 기록해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아동학대 판정 건수는 2010년 이후 줄곧 5천~6천명 수준이었지만 작년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는 아동학대 신고 건수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작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전년 1만3천76건에서 36.0%나 증가한 1만7천79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돼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 의무가 강화됐고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졌습니다.
아동학대는 신체 학대, 정서 학대, 성 학대, 방임 등 4가지로 나뉘는데, 아동학대 판정 사례 중 절반에 가까운 48.0%는 2가지 이상의 유형이 중복되는 '중복학대'가 가해진 경우였습니다.
중복학대를 제외하면 방임(18.6%), 정서 학대(15.8%), 신체 학대(14.5%), 성 학대(3.1%) 순으로 많았다.
아동학대 가해자의 대부분인 81.8%는 부모였다. 친인척(5.6%)과 대리양육자(9.9%)까지 포함하면 97.3%가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 도리어 가해자가 됐던 것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중고교 교직원이 가해자인 사례는 539건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했습니다.
아동학대 판정 사례 중 10.2%에 해당하는 1천27건은 한 번 이상 학대를 받은 아동이 다시 학대를 받은 '재학대' 사례였습니다. 학대로 작년 세상을 떠난 아동은 17명이나 됐습니다.
아동학대의 발생 원인으로는 '부모 등 보호자의 양육태도 및 양육기술 미숙'이 33.1%로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이어 '사회·경제적으로 과다한 스트레스 및 고립'(20.4%), '부부 및 가족 구성원간의 갈등'(10.0%) 순이었습니다.
학대행위자에 대해서는 4명 중 3명꼴인 74.4%가 상담과 교육 등을 받는 '지속관찰' 처분을 받았습니다. 고소·고발 등 형사 처리된 경우는 15.0%뿐이었습니다. 5.1%는 아동과 분리 조치됐습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2014년 9월29일) 이후 석 달여 동안 '응급조치'가 취해진 것은 모두 248건이었
보호시설·의료시설에 아이를 데려가 보호한 사례가 214건 있었습니다. 가해자에 대해 피해아동의 100m 이내 접근 금지 10건, 피해아동에게 전기통신 접근 금지 7건, 퇴거 등 격리조치 6건 등의 조처가 내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