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는 프로야구에서도 가장 많은 팬을 지닌 최고 인기 구단들이다. 유독 팬들의 충성도도 강해 세 팀을 묶어 엘롯기라고 말한다. 영광의 동맹이기도 하지만, 사실 아픔이 많은 동맹이기도 하다. 역사와 전통 측면에서 명문구단에 인기구단인 세 팀이 하위권에서 헤맬 때 엘롯기라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올 시즌도 엘롯기가 밑에서 뭉치고 있다. 순서도 이름대로 9위 LG-8위 롯데-7위 KIA다. 여기에 유독 기상천외한 장면들도 각각 한 번씩 사이좋게 연출하고 있다.
↑ 8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연장 12회 초 2사 2루에서 KIA 투수 스틴슨이 타석에 섰지만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그러자 좌익수 박용택이 갑자기 내야로 뛰어 들어와 1루에 섰다. 이어 1루수 문선재가 2루수 위치에. 2루수 박지규가 2루 바로 밑에, 유격수 오지환과 3루수 히메네스는 정상보다 약간 앞선 위치에 섰다. 문선재는 글러브까지 바꿨다. 외야는 중견수 쪽을 비워둔 채 둘만 섰다. 내야에 수비 5명을 배치하는 극단적인 시프트였다. 하지만 결과는 너무 허무했다. 박동원은 침착하게 스퀴즈 번트를 성공했고, 3루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만세를 불렀다. 시프트를 도대체 왜 했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쉽게 끝난 승부였다.
시프트 하면 KIA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5월13일 광주 kt전에서 김기태 KIA 감독은 5-5로 맞선 9회초 2사 2·3루 위기에서 3루수 이범호를 포수 뒤편에 위치시키는 '백스톱 시프트'를 시도했다. 만에 하나 있을 폭투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명백한 규정 위반이라 곧바로 심판진의 제지를 받았다. 규정을 미리 숙지하지 않은 KIA코칭스태프의 어설픔이 만든 희대의 촌극이었다.
또한 KIA는 8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선발투수 조시 스틴슨을 대타로 내보내기도 했다. 3-3으로 맞서던 12회초 KIA의 마지막 공격, 2사 2루에 투수 김광수 타석이 되자 김기태 감독은 스틴슨을 대타로 기용했다. 이미 야수들을 모두 써 불가피했던 상황. 물론 선발로만 17경기를 나온 선수를 대타로 내보낸 작전은 스틴슨이 삼진 아웃을 당하며 허무하게 끝났다. 애초 9일 선발로 나올 가능성이 높았던 스틴슨은 12회말 고종욱의 끝내기 번트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패전의 멍에까지 뒤집어썼다.
↑ 2루에 박세웅, 1루에 이정민. 모두 투수들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1사 후 안중열이 좌전 적시타를 쳤고, 2루 주자였던 박세웅이 홈까지 내달렸다. SK 좌익수 이명기의 송구는 홈에 정확히 전달됐다. 박세웅은 재치 있게 포수 이재원의 다리 사이를 노려 손으로 홈을 터치했지만, 아웃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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