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주가 강세는 기관들의 투자금이 집중된 덕분이다. 기관은 847억원어치 삼성물산 주식을 매수했다. 그동안 삼성물산 강세를 주도했던 외국인이 199억원어치를 팔고, 개인도 676억원어치 매도했지만 기관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 중에선 연기금이 매수를 주도했다. 연기금은 이날 41만7859주를 순매수했다. 매입 규모는 306억원으로 기관 전체 매수금액의 36%에 이른다. 연기금의 뒤를 이어 보험사들도 115억원어치 물량을 매수했다. 이 외에도 자산운용사에서 109억원, 증권사에서 82억원을 각각 매입했다.
연기금, 보험 등 자산의 장기 운용에 중점을 둔 투자기관에서 삼성물산 주식 매수에 나선 것은 엘리엇과의 분쟁에도 불구하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연기금과 보험의 주식 매수가 향후 삼성 측에 힘을 실어주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7일 개최되는 합병 관련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지난 9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주총에 참석할 주주를 확정하기 위해 11일 주주명부를 폐쇄할 예정이다. 주식을 매수하면 이틀 뒤 주식이 계좌에 입고돼 9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전날 347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이 이날 199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도 합병 주총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매수하는 데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시장에선 삼성물산이 지분 5.8%에 이르는 자사주를 매각
[오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