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훈 플래티넘맥주 이사. |
수제맥주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기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서울 반포동에 수제맥주펍 ‘데블스도어’를 열었고 SPC그룹의 삼립식품도 지난 2월 역삼동에 독일식 소시지와 맥주를 판매하는 델리펍 ‘그릭슈바인’을 오픈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이토록 수제맥주에 열광하게 된 이유는 뭘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수제맥주 전문가인 윤정훈 플래티넘맥주 이사(44)를 만났다. 윤정훈 이사는 ‘월드 비어 컵(World Beer Cup)’을 비롯해 권위 있는 세계맥주대회에서 활동하는 맥주 심사위원이다.
윤 이사는 “과거 수제맥주를 마시면 ‘쓰레기다’ ‘한약 맛 같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2~3년 사이에 수제맥주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우리나라 술 문화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엔 술을 취하도록 마셨지만 요즘엔 입맛에 잘 맞는 술을 간단하게 마시는 경우가 늘었고 여성 고객들도 늘면서 저도주(低度酒)가 주류 트렌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윤 이사는 그러면서 “유럽의 ‘펍 문화’는 워낙 유명하고 미국은 80년대부터, 일본은 15년 전부터 이미 ‘동네에서 맥주 한 잔’ 하는 게 대중화됐다”며 “이런 흐름을 아는 기업들이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하나 둘씩 뛰어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수제 맥주의 전망에 대해서는 외국처럼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주류 시장은 상위 15%에 해당하는 기업이 전체 매출액 중 80~85%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시장도 소규모의 양조장이 많이 생길수록 M&A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일부 기업이 수제맥주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수제맥주 시장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주세(酒稅)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른 국가들은 주로 생산량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를 적용하고 있지만 한국은 모든 항목에 일일이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가세로 이윤을 남기려면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맥주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거나 원료 값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수제맥주의 경우 생산량도 제한적인데다 원료 값을 줄이기도 어려워 이익을 내기에 한계가 있다. 또 주류에는 공산품 세금을 비롯해 특별소비세, 부가세 등이 붙어 세율이 높은 편이다.
윤 이사는 “올해 1월 소규모 맥주 제조자의 영업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주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매경닷컴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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