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황은희 기자] 아직도 배우 최종훈을 개그맨으로 아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지난 2012년 tvN ‘푸른거탑’의 말년병장 역을 코믹하게 풀어나가며 ‘코믹 연기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연기자로서의 과제도 뒤따라왔다.
코믹한 이미지가 강했던 탓일까. 인터뷰를 위해 만난 최종훈은 유쾌한 이미지보다 시종일관 연기에 대한 진지한 열정이 엿보이는 배우였다. 단순히 ‘코믹 연기의 달인’이라는 타이틀에 국한되는 배우가 아닌 연기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는 여느 신인배우와 다름이 없었다.
“연기자로서의 제 인생은 이제 진짜 시작인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제가 자리를 잡은 연기자라고 말하지만, 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최종훈이 처음부터 배우로 데뷔한 것은 아니다. 과거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정준하의 매니저로 얼굴을 알리며 ‘최코디’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후 간간이 뮤지컬과 영화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다.
↑ 사진제공=포인스타즈 |
지난달 15일 종영된 SBS 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에서 최종훈은 코믹 연기의 달인이 아닌 연기자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
최종훈은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가 50년 만에 돌아온 할머니(박원숙 분)가 가져온 200억 유산을 둘러싸고 일어난 유산 쟁탈전을 통해 가족의 화해와 성장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에서 철없는 가장 박세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박세호라는 인물을 알아가는 과정은 굉장히 어려웠어요. 제 실제 모습이랑은 완전히 달라 고민이 많았죠.”
그럼에도 최종훈에게 ‘떴다 패밀리’는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연기를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됐고, 지상파에서 처음 하는 작품이기에 걱정이 많았어요. 기회가 주어진 만큼 망치고 싶지 않았고 실수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정말 잘 해내고 싶었어요. 감초가 되지는 못할망정 암초가 되면 안 되지 않나요.”
최종훈은 암초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연기를 하기 전 많은 준비 과정을 거쳤다. 그는 매 순간 긴장하고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연기하기에 앞서 준비를 많이 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작품의 전체적인 것을 알고 가면 마음이 편해져요. 그만큼 카메라 앞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죠.”
그는 “내가 생각한 대로 그 역할을 잘 소화했는지, 나를 찾은 제작진이 원했던 부분을 채워줬는지, 앞으로 어떤 역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꼭 갖는다”며 자신에게 엄격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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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훈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그가 맡고 싶은 역할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하는 데에 있어서 현재까지 보여드렸던 재밌는 캐릭터도 좋지만 상반된 캐릭터도 정말 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마라톤’의 초원이나, 아니면 인간 이하의 악역이라든지 다양한 역을 소화해내고 싶어요. 관객들에게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연기를 보일 수 있게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늦깍이 배우지만 열정 만큼은 누구보다도 뜨거웠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할 것도 많은 최종훈은 연기자로 사는 삶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저는 현재 연기를 하는 이 삶 자체가 감사해요.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연기를 생업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죠. 연기자로 사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행복하죠. 10년 후에는 ‘이런 연기는 최종훈이 정말 잘한다’ ‘최종훈은 좋은 연기자다’라는 말들을 듣고 싶어요.”
황은희 기자 fokejh@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