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의 사용자와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통합협상단이 1차 합의문 작성 직전에, 돌발 변수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외환은행의 무기계약직 직원 2000여 명에 대한 6급 정규직 전환 문제가 1차 합의 과정에서 새롭게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1차 합의문에는 통합협상단의 논의 원칙 및 의제 등이 포함된다. 합의문 확정 시 인사, 임금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10월에 무기계약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며 "관련 세부시행 방안을 조기통합 논의과정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하나·외환은행간 1대1의 대등합병 부분에 동의했다가 다시 못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은 대화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사측에서 무리하게 조기통합을 추진하려다 보니 대화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꼬이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하나금융 측은 무기계약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은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최근 입장 차가 좁혀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노조측에서 새 요구사항을 들고 나와 당혹스럽다"며 "만약 이 부분을 당장 받아들일 경우 하나은행 무기계약직도 정규직 전환과 함께 외환은행 수준으로 임금 인상이 불가피, 경영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0월에 조건없는 대화를 제의한 노조측에서 왜 갑자기 대외기구 발족 과정에서 조건을 다는지 모르겠다"며 "현 시점에서는 연내 1차 합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통합 대박'으로 내세우며 불씨를 지핀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통합 작업이 연내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하나금융의 경영악화 논리와 외환은행 직원들의 현실적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의 전반적인 경영악화 등으로 조기통합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절차적으로 하나금융 경영진이 조기통합 작업을 너무 성급하게 판단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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