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제주도 서귀포) 이상철 기자] 첫 우승, 첫 베스트11, 첫 두 자릿수 득점, 그리고 첫 국가대표 발탁. ‘이적생’ 한교원이 올해 전북의 유니폼을 입은 뒤 친 1년도 채 안 돼 벌어진 일들이다. 한 계단씩 밟고 오르며 이룰 건 다 이뤄가는 듯 보이나, 한교원의 ‘신데렐라’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데렐라는 ‘유리구두’의 진짜 주인임을 입증하며 왕자와 행복한 날을 살았다. 해피엔딩이다. 그런데 한교원은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희망차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 조금 더 ‘축구화’의 진짜 주인임을 보여줘야 한다.
K리그 클래식 시즌은 끝났지만 한교원은 축구화를 벗지 않았다. 제주도로 이동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아 28명의 태극전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0월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꾸준하게 명단에 포함됐다.
↑ 한교원(오른쪽)은 11월 14일(현지시간) 요르단과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슈틸리케 감독에게 원정 첫 승을 선물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지난달 요르단 원정 평가전에서는 차두리(서울)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으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교원의 A매치 데뷔 골. 이청용(볼턴)이 지배했던 오른 측면에 새로운 경쟁자와 대안으로 떠올랐다. 무명선수의 기막힌 반전이다.
하지만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이 확정된 건 아니다. 이번 제주도 전지훈련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 한교원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이전과 비교해 한층 성장했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넘쳤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대표팀 생활이 처음이라 이동국(전북)만 따라다니겠다던 ‘어리바리’였다.
한교원은 “운이 정말 좋았다”라면서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여줄 게 많고 노력도 더 많이 해야 한다. 이번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더 잘해야 (아시안컵에 나갈)기회를 잡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교원은 “A매치 4경기를 뛰었다. 네 번 뛴 경험으로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나 자신감은 분명 얻었다. 나 또한 누구보다 배고픔과 간절함이 크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교원의 해피엔딩은 오는 22일 결정될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
한교원은 “2014년은 내게 특별한 해다. 그 분위기를 이어가 아시안컵에 나갈 기회까지 주어진다면 더욱 특별할 것이다. 그리고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겠나”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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