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이 1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10일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 본사 영업점에서 한 투자자가 청약상담을 받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첫날 경쟁률이 삼성SDS 공모 첫날 기록을 훌쩍 뛰어넘으며 흥행 대박 조짐을 보였다.
10일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이 이번 공모주 청약을 받는 증권사 6곳을 대상으로 첫날 청약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일반투자자 공모 물량 574만9990주 모집에 2억1219만8050주가 청약했다. 경쟁률은 평균 38.8대1, 청약증거금은 6조원으로 집계됐다.
삼성SDS 공모 때는 첫날 20.13대1을 나타낸 만큼 제일모직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가 더 높다는 평가다. 청약에 19조원 이상이 몰리며 공모주 역사를 새로 썼던 2010년 5월 삼성생명 청약 당시 첫날 경쟁률은 6.51대1에 불과했다. 이날 오전 9시 청약 시작 2시간여 만에 청약 경쟁률이 16대1을 넘어서며 일찌감치 흥행 대박 조짐을 보였다.
이 같은 인기는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최상단에 위치해 있고, 오너 지분이 많은 데다 사업구조도 다양하다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일모직 최종 청약 경쟁률이 삼성SDS(134.19대1)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증권사 PB들은 “삼성SDS 때보다 청약 열기보다 더 뜨거운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담보대출이나 수시입출금 상품 인출을 통해 청약증거금으로 수십억 원을 준비한 자산가들이 많다고 일선 PB들은 전한다.
홍숙아 대우증권 대치점 PB는 “청약 준비 고객이 몰리면서 한 달 전부터 점심식사를 오후 늦게야 하고 있다”면서 “자산가들은 공모주에 3억~5억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어지간하면 10억원 이상 투자하는 분위기고, 한도인 55억원을 채운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신규 계좌 개설도 크게 늘었다고 증권사 관계자들은 전한다. 대우증권은 11월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월평균 개설 건수 대비 20% 이상 증가했고, 우리투자증권도 16% 늘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뛰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키움증권이 9만1000원, 하이투자증권이 10만원을 각각 목표 주가로 제시하는 등 증권사들은 공모가(5만3000원)보다 최고 89% 높은 목표가를 제시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일모직 주가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다양한 사업영역을 가지고 있어 경기 변동에 민감하지 않고 패션 사업과 바이오 사업 성장 가능성이 높다. 둘째, 삼성그룹 내에서 실질적인 지주사 노릇을 하는 회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속세 납부 재원을 마련하는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여겨지는 삼성SDS와 달리 삼성그룹 지배구조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
[노현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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