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산 가치보다 시장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거나 싼 것을 의미하는 괴리율 공시가 3분기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ETF 괴리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상장된 ETF 가격이 기초자산 변동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분기 ETF 괴리율 공시는 22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ETF 거래가격과 기초자산 순자산가치 간 차이인 괴리율이 제한선(국내 1%, 해외 2%)을 넘기면 이를 공시해야 하는데 지난해 말 공시제도가 도입된 이후 1분기 20건, 2분기 17건으로 감소하다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3분기 들어 다시 늘어난 것이다.
유형별로는 TIGER구리실물, KODEX은선물(H), KODEX콩선물(H)원자재 등 원자재 ETF가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 본토 증시 EFT도 올 들어 괴리율 공시가 11건이나 나오면서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달 29일 괴리율 -2.04%를 공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구리실물 ETF'는 올 들어서만 괴리율 제한선(2%)을 7차례 벗어났다. 지난 8월 12일에는 괴리율이 -4.06%에 이르기도 했다. 이날 ETF 거래가격이 기초자산에 비해 4% 넘게 저평가된 셈이다.
자산운용사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해 들어서만 괴리율 공시 34건을 내면서 가장 많았고 삼성자산운용이 17건을 기록하며 다음을 차지했다. 올해 전체 공시 59건 가운데 두 회사 비중이 86.4%다.
ETF는 기초자산의 순자산가치(NAV)와 최대한 유사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다. 시장에서 투자자와 유동성 공급자(LP)가 끊임없이 사고팔면서 제값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괴리율이 높으면 ETF가 기초자산에 비해 높게 평가된 것이고 지나치게 낮으면 저평가된 것이다. 추종하는 자산의 제값을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높은 것과 낮은 것 모두 투자자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예컨대 괴리율이 높은 ETF를 매수하면 다음날 시장에서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더라도 ETF 거래가격은 제자리거나 오히려 내려가 손해를 볼 수 있는 것.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지수 ETF는 기초자산이 되는 증시와의 시간차 때문에 괴리율이 국내 ETF보다 크다"며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 괴리율 폭이 더 커질 수 있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괴리율 공시가 특히 원자재 ETF에 집중된 것은 높은 거래비용 때문이다. 유동성을 공급하는 LP가 헤지를 위해 해외 원자재지수를 매도ㆍ매수하는데 이때 매도거래세ㆍ거래수수료 등 제반비용이 국내 인덱스에 비해 몇 배가 더 비싸기 때문이다.
해외ㆍ원자재 ETF는 이러한 비용을 투자자들이 기초자산과는 별개의 리스크로 떠안게 되는 셈이다. 중국 본토 ETF도 이중 환전에 따른 추가적 비용 소요와 두 증시 간 거래 시간차로 인해 괴리율 공시의 단골이 됐다.
전문가들은 해외ㆍ원자재 ETF는 국내 ETF에 비해 거래비용이 많기 때문에 괴리율
해외 ETF는 거래 시간차로 괴리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따라서 기초자산 가격이 그대로 반영되기 힘든 동시호가 시간대를 피해 매매하는 것이 괴리율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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