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극적인 역전 드라마로 준결승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무려 16점차의 뒤집기쇼. 포기를 모르는 투혼의 결정체였다.
한국은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농구 8강 라운드 2차전에서 필리핀을 접전 끝에 97-95로 이겼다. 8강 리그 2연승. 한국은 3쿼터 중반 16점차까지 뒤지는 열세를 뒤집는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 유재학 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이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안게임 필리핀과의 8강 리그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인천)=서민교 기자 |
경기를 마친 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필리핀 농구 엄청 잘하네요. 오늘 같은 경기처럼 슛이 들어가면 이기기 불가능하다”며 “지역방어가 실패한 것은 아닌데 필리핀 선수들이 슛 거리에 상관없이 들어가 어쩔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신력의 승리였다. 한국은 경기 내내 필리핀에 끌려 다녔으나 막판 집중력으로 뒤집었다. 유 감독도 “전반은 필리핀, 후반은 한국의 정신력이 이긴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유 감독은 “문태종의 슛감이 정말 좋았고, 조성민도 결정적일 때 잘 들어갔다. 또 믿지 않았던 양희종의 슛까지 더해져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며 “김태술의 압박수비도 잘돼 분위기가 우리로 넘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이 가장 높게 평가한 부분은 가드진의 투혼이었다. 유 감독은 “앞선의 작은 선수들을 투입했는데 이 선수들이 투혼을 벌였다. 지면 안 된다는 투지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며 칭찬한 뒤 “이런 점에서 우리 센터들이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감독은 “우리 센터들의 기술이 갑자기 발전할 순 없다. 정신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이라며 “젊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요령을 가진 투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28일 카타르와 8강 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필리핀을 잡는 이변을 연출한 카타르전 한국이 조1위로 오르기 위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다. 유 감독은 “카타르 선수들은 신장과 힘, 외곽이 모두 좋더라. 큰 변화는 주지 않겠지만, 지금 수비 가운데 잘 되는 것을 쓸 생각”이라며 카타르전을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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