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진정 ‘멜로드라마’의 발견이다.
운명처럼 인연을 맺고, 그 인연을 현실로 만들기까지 어떤 커플이든 수차례 크고 작은 고비를 맞는다. 환경 때문에 혹은 다른 이성, 애꿎은 오해 때문이기도 하다. 갖가지 벽을 넘고 얽힌 끈을 풀었을 때, 비록 처음 그 순간처럼 진한 달콤함은 아닐지라도 더 끈끈하게 서로를 묶어두는 힘을 얻는다. 위기를 극복한 여름(정유미), 그리고 하진(성준)처럼.
이날 ‘연애의 발견’에서는 위기를 맞이했던 하진(성준)과 여름(정유미)의 ‘화해’가 그려졌다. 이미 한차례 인연의 끈을 놓았던 여름의 전 애인 태하(문정혁)는 5년 전에도 전하지 못한 프러포즈 반지를 또다시 주지 못했다.
32세 결혼 적령기에 완벽한 남자친구를 두고도 그동안 차마 결혼 생각을 할 수 없는 여름. 빌린 학자금은 취업 후까지도 갚아야 하고 집세와 카드값을 막느라 결혼 자금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 사이 한때 미친듯이 사랑했던 건축사무소 전 남자친구는 태하는 더 멋진 모습으로 나타났고, 현 남친 하진은 갑자기 등장한 어리고 예쁜 한 여자 때문에 안 하던 거짓말까지 한다.
그렇게 하진과 여름은 과거의 인연에 흔들리며 서로에게 떳떳하지 못한 행동들을 보였다. 결국 두 사람에게는 ‘위기’가 찾아왔고 얽힌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듯 보였다. 하지만 그들은 싸우고 토라지고 오해하고 의심하고 실망해도, 결국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다. 질질 끌지 않는, 여타의 로맨스답지 않은 ‘쿨’한 전개다.
앞으로 종영 4회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네 사람의 결말이 궁금하긴 하지만, 사실 드라마의 결말은 크게 중요치 않아 보인다. 그 때는 미처 몰랐던, 이제야 진정한 사랑을 깨달은 태하의 늦은 감정도, 흔들림 끝에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현재를 발견한 여름 그리고 하진의 마음도 거짓이 없다. 치열한 열병을 겪고 이들이 결국 어떤 선택을 하든, 모두 진정한 ‘연애의 발견’인 셈이다.
연애를 하다보면, ‘사랑’은 변하기도 다시 되돌아오기도 한다. 잘‧잘못을 따지기엔 모호한 감정들이 쉴새없이 요동친다. 굳건한듯 하지만 맥없이 무너지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고 모순 적이지만 이 자체가 ‘연애’다. ‘연애의 발견’은 이 모든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섬세하게 보여준다.
드라마의 결말, 혹은 꼴찌 시청률로 단순히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한편 동시간대 방송된 SBS ‘비밀의 문’과 MBC ‘야경꾼일지’는 각각 9.7%와 9.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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