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영원한 숙제인 4번타자 갈증을 풀 수 있을까. 양상문 LG 감독의 머릿속에는 이미 정해진 4번타자 ‘빅뱅’ 이병규(7번)가 있었다. 확신이 넘쳤다.
LG의 오랜 고민은 돌려막고 있는 4번 타순이다. 외국인 타자 조쉬벨과 브래드 스나이더를 영입하고도 풀지 못한 숙제다. 정성훈, 이진영, 두 이병규, 정의윤이 4번을 거쳐 갔다. 그러나 누구도 확신을 주지 못한 채 여전히 4번 갈증을 풀리지 않았다.
↑ LG 트윈스 외야수 이병규(7번)가 오랜 숙제인 4번타자 갈증을 푼다. 사진=MK스포츠 DB |
LG는 올 시즌도 팀 타율 2할7푼6리로 9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마운드는 압도적으로 강한데 타선이 아쉽다. 특히 한 방을 터뜨려 줄 거포 부재가 늘 목마르다.
그러나 올해 LG의 4번 자리에 빛이 나기 시작했다. 이병규(7번)가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하면서부터다. 이병규는 올 시즌 타율 3할5리 12홈런 70타점 54득점 OPS 0.973(출루율 4할3푼1리+장타율 5할4푼2리)를 기록하고 있다.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이다.
양상문 감독은 이병규를 현실적 4번타자로 낙점했다. 양 감독은 “이병규가 LG의 4번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LG에 4번이 없었다. 그런데 이병규가 잠재력을 폭발했다. 팍팍 밀어주면 4번이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잦은 부상이다. 이병규는 7월 타율이 4할2푼4리까지 치솟았지만, 몇 차례 몸에 맞는 볼로 부상을 당해 휴식을 취한 뒤 8할 타율이 1할7푼5리로 떨어졌다. 양 감독도 “확 치고 올라갈 수 있었는데, 몸에 맞는 부상을 당하면서 기대보다 조금 아쉽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공도 잘 보고 4번으로는 적격”이라고 확신을 놓지 않았다.
그렇다면 LG의 내년 4번 자리는 이병규의 차지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LG는 올해 외국인 타자 장사에 실패했다. 조쉬벨은 떠났고 스나이더는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내년에는 가장 부족한 포지션
누가 올지 모르지만, 거포 외국인 타자를 영입할 경우 이병규가 4번 자리를 양보할 가능성은 높다. 양 감독도 “이병규가 4번을 맡는데 있어서 외국인 타자로 변화가 있을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3번이나 5번에 넣으면 된다”며 이병규의 중심타선 가치에 대해 무한한 믿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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