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7월 30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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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들이 흡수합병을 통한 적자 계열사 정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계열사 간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보다는 수익성 낮은 비상장 자회사 정리에 따른 비용 줄이기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관계기업 간 흡수합병을 진행한 상장사는 모두 5곳이다. 이중 흡수합병으로 소멸된 4곳은 최근 3년 중 2년 이상 적자를 기록한 비상장 계열사들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곳) 보다 2배 많으며, 월별로도 올해 최대 수치다.
IT 보안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이니텍은 이달 중순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이니텍스마트로홀딩스를 흡수합병했다. 회사 측은 자회사를 통합시켜 역량을 집중시키고 안정적인 성장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번 합병의 주요 목적은 적자 계열사 처분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풀이된다. 이니텍스마트로홀딩스는 지난 2012년 14억4000만원, 지난해 12억5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흡수합병을 통해 소멸되는 비상장사들은 낮은 수익성 외에도 공통분모를 가진다. 해당 기업의 사업 분야가 주요 사업과 크게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이화전기공업은 지난 16일 적자 계열사 두 곳을 하나로 합쳤다. 육류도소매업체인 이화파트너스가 2009년 설립 이후 뚜렷한 수익성을 나타내지 못하자 또 다른 계열사인 이필름(이동통신기기용 기능성 필름 제조)으로의 흡수합병을 결정한 것. 이필름 역시 지난 2011년 순손실이 250억원을 웃도는 등 4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주력인 IT부품 제조 사업과의 연관성이 깊고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이라는 점이 회사 존속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증권 상장사인 금강공업은 지난 25일 종속회사인 동서화학공업(석탄화학제조 및 판매)과 계열사 안산디지켐의 1:0.025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안산디지켐은 산업용 아크릴폼 테이프 제조 판매회사로, 금강공업과 계열사인 동서화학공업이 각각 지분 18.0%와 33.40%를 보유했다. 그러나 금강공업이 10억원을 들여 지분을 취득한 2011년 이후에도 꾸준히 연 10억원 이상의 순손실이 발생하고 지분법손실까지 더해지자 동서화학공업으로 편입시켰다. 금강공업은 강관 및 건설용 자재를, 동서화학공업은 석탄화학 관련 제품을 만든다.
흡수합병을 통한 부실 비상장 계열사 털어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성장이나 생존을 목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진행한 상장사들은 4~5년 후 수익성 여부에 따라 해당 사업을 지속할 지에 대해 결정한다"며 "이같은 방식의 흡수합병의 경우 소멸회사의 사업이 지속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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