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 후 2년 안에 국가유공자가 돼야만 수시모집 지원 자격을 준다는 대학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 대학은 수십 년 전의 민주화 유공자들에게도 '최근 2년 내 고교 졸업'을 입학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대한 23살 김 모 씨.
군 복무 당시 장갑차를 몰다 다쳐 큰 수술을 받았고, 다음해 일병으로 전역했습니다.
결국, 2년 5개월 동안 국가보훈처와 씨름한 끝에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이후 대학 진학을 결심한 김 씨는 그러나 최근 연세대 수시모집에 응시했다 '지원 불가'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유는 다름 아닌 '연령 초과'.
국가유공자 본인이라도 2011년 4월 이후 고등학교 졸업자만 응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고교 졸업 후 2년 안에 국가에 공을 세울 수 있는지' 따져 물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국가유공자를 위한 전형인데, 국가유공자가 못 들어간다면 이 전형이 왜 있어야 하는지 솔직히 의구심이 가더라고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30여 년 전의 5·18 민주유공자, 민주화 운동관련자 역시 2011년 4월 이후 고교 졸업자만 지원이 가능했습니다.
학교 측은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 인터뷰 :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
- "일단은 지금 전형 중이라서, 얘기하실 수 있는 분이 안 계십니다."
▶ 스탠딩 : 갈태웅 / 기자
- "20대 초반에 국가유공자가 돼야만 입학할 수 있다는 수시전형, 학생 선발의 다양성이란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한창희 VJ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