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 스마트폰으로 사생활을 도청하고 있다면 정말 끔찍하겠죠.
스마트폰 도청앱을 이용한 범행이 국내 처음으로 적발됐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두 남녀가 약속을 정합니다.
오늘 시간 되세요? (시간 될 것 같은데요.)
잠시 후 또 다른 남성의 메일로 조금 전 통화 내용이 음성 파일로 도착합니다.
문자메시지도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위치추적에 심지어 주변 소리까지 도청당합니다.
39살 최 모 씨는 지난해 말 중국에서 이런 기능을 가진 도청앱을 들여와 인터넷 사이트에 광고했습니다.
아내의 불륜을 의심한 남편, 채무자, 내연녀 등이 최 씨에게 매달 30만 원에 도청을 의뢰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두 달 동안 무려 2천 건 가까운 통화 내용을 도청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앱이 설치된 흔적이 남지 않아 피해자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스마트폰 도청 피해자
- "나는 (도청)했는지 몰랐거든요. 나에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그런 생각을 했던 거죠."
전문가들은 수시로 스마트폰에서 실행 중인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여러 개의 백신을 사용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이라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임종인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 "각 백신마다 특정 악성코드를 잡아내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개의 백신을 동시에…."
경찰은 도청앱을 판 최 씨를 구속하고 의뢰인 4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