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비핵화 회담에 착수했습니다.
우리가 제시한 '3단계 접근법'의 첫 단계로, 이 시각 현재 남북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강태화 기자.
【 기자 】
네, 인도네시아 발리입니다.
【 질문 】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남북 간의 비핵화 논의가 시작됐죠?
【 기자 】
네, 한국 시간으로 오후 4시부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남북 비핵화 회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회담이 열리는 곳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리 대표단이 머무는 호텔 인근의 웨스틴 호텔입니다.
남북의 6자회담 수석대표의 회담은 지난 2008년 12월 중국 베이징 이후 2년 7개월 만일입니다.
오늘 회담에는 우리 측의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이끌고 있는데요.
회담장에 들어선 리 부상은 위 본부장과 악수한 뒤 "안녕하십니까. 리용호입니다"라며 인사말을 꺼냈고, 위 본부장은 지난 2004년 런던에서 리 부상을 만났던 일화를 소개하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이어, "특별한 의제 없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면서 오늘 회담에서 제한 없이 양측 입장을 모두 들어보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6자회담의 북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에 이어, 리용호 부상이 6자회담 수석 대표로 공식 임명됐다고 알려오면서, 오늘 회담이 극적으로 성사됐습니다.
리용호 부상은 북핵 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실세로, 북미대화를 담당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 질문 】
그렇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6자회담의 단계로 나아간다고 볼 수 있는 겁니까?
【 기자 】
그렇습니다.
우리 측은 지금까지 비핵화 남북대화와 북미회담, 그리고 6자회담으로 진행되는 이른바 '3단계 접근안'을 주장해 왔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오늘 회담은 3단계 안의 첫 번째 단계로 볼 수 있다"며, "일단 오늘 첫 회담 이후 2차 혹은 3차의 회담까지는 아직 상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만큼 "당장 북미회담 등 다음 단계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측은 1단계인 남북 비핵화 회담에서 '진정성 있는 변화'가 있어야 다음 단계인 미국과의 양자대화, 그리고 궁극적으로 6자회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줄기차게 밝혀왔습니다.
반면 북한은 우라늄 농축프로그램, UEP가 평화적 핵에너지의 이용이라고 주장하며, 우리측의 3단계 접근방안에 대해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를 강조해 왔습니다.
결국 우리 측의 3단계안 요구가 6자회담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까지 겹치면서 남북 대화 자체가 중단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비핵화 회담이 시작된 만큼, 일단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진행될 것을 보이는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6자회담의 전개 방향도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
오늘 회담에서는 어떤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까?
【 기자 】
말씀드린 것처럼, 이번 회담은 6자회담이 정체된 이후에 열리는 남북 간의 최초의 비핵화 회담입니다.
특히 6자회담이 열리지 않는 기간에 개최되는 남북 간 최초의 비핵화회담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오늘 회담에서는 특별한 의제를 상정하기 보다는 비핵화 문제에 대한 양측의 관심 사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당국자도 "오늘 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나올지 예단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첫 회담인 만큼, 어느정도 범위에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다만, 오늘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 이어, 이르면 내일 외교장관 간의 논의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내일로 예정된 ARF 회담에서는 김성환 외교장관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모두 참석하기로 돼 있는데요.
이 자리에서 공식적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장관급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 들어 남북의 외교 수장은 단 한 번도 회담을 연 적이 없습니다.
이에 따라 6자회담 수석대표 간의 회담에 이어, 외교장관 간의 회담까지 이어질 경우,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는 6자회담 재개 흐름에도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