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피해상황은 아직도 오리무중
정보당국이 지난 23일 북한의 포격도발 때 해병대 연평부대의 대응사격 80발 중 45발의 탄착지점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북측의 피해상황과 나머지 35발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은 1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우리가 80발의 대응사격을 했는데 45발에 대해서는 탄착지역을 확인한 상태"라고 밝혔다.
45발 가운데 30발은 122㎜ 방사포를 쏘았던 개머리지역에, 15발은 76.2㎜ 해안포를 발사한 무도에 탄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나머지 35발의 행방과 함께 K-9의 살상 위력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북측 피해 상황이 어느 정도로 파악되고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평부대가 대응사격한 K-9 자주포는 살상반경이 '가로 50mⅩ세로 50m'에 달해 45발이 목표지점을 타격했으면 북측도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 피해를 분석하려고 하나 제한적으로 식별되고 있다"며 "무도와 개머리 지역에 화재가 발생했고 개머리 지역에는 다수의 피탄 흔적이 식별됐으며 무도 지역에서도 교통호가 파묻히는 등 피탄 흔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피해규모에 대해 "지난 26일 밝힌 내용에서 추가로 확인해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피해상황이 드러나지 않은데 대해 전문가들은 북측이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미리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병력과 장비를 대피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북한군 포병출신 탈북자들은 우리 군의 대응사격이 13~14분만에 이뤄지면서 북측 개머리 지역에서 방사포 사격을 가한 병력과 장비가 대피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강원도 김화군의 포병중대에서 근무했다는 탈북자 박건하(가명) 씨는 "이번에 연평도를 공격한 북한의 방사포는 122mm로, 포격 후 갱도로 철수하는데 보통 10분도 걸리지 않는다"면서 "우리 군의 대응포격으로 북한 포병부대가 직접적 피해를 봤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또 45발 중 나머지 포탄은 육지가 아닌 바다에 떨어졌거나 육지에 떨어졌더라도 위성사진에 포착되지 않는 지역에 탄착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정보위 소속 한 의원은 "45발 중 상업용 위성으로 확인한 14발은 탄착점이 확인됐는데 전부다 북한의 포 진지 윗쪽 논바닥이 떨어졌더라"며 "(그곳에) 6개 포 진지
정보당국은 위성사진과 통신감청 등을 통해 북한의 피해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북한이) 유선통신으로 작전을 수행했고, 연평도 도발 후에도 무선통신을 하지 않아 북한 피해상황을 집계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