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과천시 3기 재건축으로 꼽히는 주공5단지(오른쪽)와 2기 재건축인 `과천 래미안 센트럴 스위트`(주공7-2단지) 전경. [김강래 기자] |
29일 부동산114 주간 수도권 동향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값은 1월 넷째주 조사에서 전주 대비 2.53% 올랐다. 수도권 전체 변동률 중 1위다. 경기도권인 분당(0.65%)은 물론 서울 강남4구 중 가장 높은 변동률을 보인 강동구(1.31%)보다도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서울은 0.43% 수준이다. 과천 상승률은 지난 6개월 동안 단 한 번도 1%를 넘은 적이 없다.
과천 아파트값은 연초부터 심상치 않았다. 3기 재건축 단지들이 닻을 올리면서다. 과천은 크게 1기, 2기, 3기 재건축으로 분류된다. 2000년대 말 입주를 완료한 옛 주공 3단지(래미안슈르)와 11단지(래미안에코팰리스)가 1기다. 2010년대에 사업을 추진하고 올해 분양을 앞둔 주공 1·2·6·7·12 단지가 2기로 불린다. 3기는 이제 재건축을 본격화하는 주공 4·5·8·9·10단지다.
3기 재건축 중 선두주자인 과천 주공 4단지는 지난 22일 조합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 조합 설립 총회 개최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천 아파트값은 1월 둘째주에 전주 대비 0.95% 뛰었다. 김기원 주공4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 위원장은 "2월 말께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건축은 그동안 여러 차례 위기에 빠진 과천을 구한 '해결사' 역할을 했다.
2002년 말 참여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과천 집값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1기 재건축 호재를 업고 1차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참여정부 5년간 과천은 전국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참여정부 5년간(2002년 12월~2007년 12월) 과천 아파트값 상승률은 94.5%였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34%)의 2.8배다. 과천은 이 기간 동안 강남3구를 비롯한 '버블 세븐' 지역도 압도했다.
이후 과천은 2012년 '세종시 쇼크'로 인해 공무원 수요가 대거 이탈하면서 역대 최저 집값을 찍었다. 부동산114 기준 과천의 3.3㎡당 평균 매매 시세는 2006년 말 최고점(3695만원)에서 2012년 말 최저점인 234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아파트 노후화까지 겹치면서 분위기는 더욱 악화됐다. 그러나 2기 재건축 사업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과천 부동산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3기 재건축의 힘으로 또 한번 상승세를 탄 과천은 이제 역대 최고점 회복을 향해 달리고 있다. 26일 기준 과천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3452만원이다. 전주인 1월 19일에는 3367만원이었다. 한 주 사이 3.3㎡당 가격이 100만원 가까이 올라 현재와 같은 추이를 이어간다면 올해 안에 12년 전 최고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5월 말 과천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3074만원이었다. 실거래가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래미안슈르 전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 전 단계에 있는 3기 재건축 단지들은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GTX 완공 후에는 과천 일대가 삼성역에서 2정거장 거리라는 것도 호재"라고 말했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