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이] 서소문 아파트부터 여의도 시범아파트, 둔촌주공 아파트까지 1970~1980년대 건설된 서울의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잇따라 재건축되고 있다. 서울시 도시정책의 산 역사인 1세대 도시학자 고(故) 손정목 전 서울시 도시정책국장(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은 강남과 아파트 개발 역사를 증언한다. '고향'이라고 칭하는 낡은 아파트를 떠나야만 하는 아파트 키드 이인규가 '안녕 둔촌주공' 잡지 작업과 길고양이들과의 교류로 추억과 아쉬움을 공유한다.
이는 영화감독 정재은이 만든 건축 다큐멘터리 '아파트 생태계'의 주요 내용이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10곳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의 역사와 삶의 양식 변화를 담아냈다. 빠르게 변화한 한국의 도시 생태계를 가늠하게 해준다.
↑ 제9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 개막작인 정재은 감독의 `아파트 생태계` 장면 /사진 제공=서울국제건축영화제 조직위원회 |
올해는 '도시/나누다(City/Sharing)'라는 주제로 도시와 도시적 삶의 현재를 돌아보고, 도시에서의 '공유' 및 그 실체를 만들어가는 '공유 도시'의 의미를 전한다.
총 5개 부문으로 구성된 올해 영화제에서는 21개국에서 제작된 영화 34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말하는 건축가'와 '말하는 건축: 시티홀'로 영화계에 건축 신드롬을 일으킨 정재은 감독의 '아파트 생태계'가 선정됐다. 정 감독의 세 번째 건축 다큐멘터리로 이번 영화제에서 초연됐다.
'아파트 생태계'는 아파트의 개발 및 변천사를 중심으로 도시 생태계와 삶의 양식 변화를 담아냈다. 1970~1980년대에 건설되어 이제 소멸과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들과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는 도시의 역사를 성찰하고 어떠한 미래를 꿈꿀 것인지 제시한다.
올해 특별전은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영화영상프로그램이 기획한 '픽션/논픽션: 도시, 일하고 나누고 사랑하다'로 꾸며진다. 특별전 '픽션/논픽션: 도시, 일하고 나누고 사랑하다'에서는 총 11편의 영화가 상영되는데, '칠수와 만수'의 서울, '그레이트 뷰티'의 로마, '런치박스'의 뭄바이,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의 평양 등 배경을 이루는 도시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최원준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영화영상프로그램 큐레이터는 "도시의 공간과 자원들이 지역별, 시대별로 어떻게 사용되고 공유되어 왔는지 일상생활의 구체적 면모를 통해 제시하는 극영화들을 선별했다"며 "건축적, 도시적 이슈들이 관객들에게 보다 쉽게 소통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8년간 건축팬과 영화팬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상설 부문은 총 4개로, '마스터 앤 마스터피스'에서는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건축 유산의 재발견'에서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건축 유산의 의미를 조명하는 영화들이 소개된다. 또 '어번스케이프'에서는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도시의 진정한 발전에 대한 논의를, '비욘드'에서는 '건축영화'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예술과 예술가들의 세계를 담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영화제는 10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되고 9월 11~17일 이화여대 ECC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상설 부문(마스터 앤 마스터피스, 어번스케이프, 건축유산의 재발견, 비욘드) 상영, 9월 22~24일 문화비축기지에서 서울건축문화제와 연계한 영화 상영을 이어간다.
특히 영화와 더불어 건축계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포럼과 영화감독을 비롯해 건축사, 교수, 게임 프로그래머, 작가 등 40인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게스트 토크 30여 회도 마련된다.
서울역사박물관과 문화비축기지에서 상영되는 모든 작품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입장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상영되는 상설
자세한 상영 일정과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는 서울국제건축영화제 홈페이지(www.siaf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