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소음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부담스런 외부 시선이야 커튼 등으로 막는다 해도 소음 차단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 여기에 높이가 낮아 창을 통한 진입이 쉽기 때문에 각종 범죄에까지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저층에 당첨된 청약자들은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선택을 받지 못한 저층세대는 입주 때까지 악성 미분양으로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건설업계가 골칫거리인 저층세대를 그대로 방관만 하는 건 아니다. 최근 ‘저층은 안 팔린다’는 오명을 씻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우선 필로티 설계로 사생활 침해를 막는 건 기본이고, CCTV와 동체감지기를 설치해 저층부의 방법시스템을 강화, 안전성까지 더한 특화설계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저층 일부 세대는 층고를 높이거나, 테라스를 설치하기도 하고, 저층만을 위한 텃밭을 제공하거나 복층 또는 지층으로 설계해 넓은 서비스 면적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설계들은 다양한 장점을 가진다. 필로티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1층은 기둥만 두고 2층부터 아파트가 들어서기 때문에 보행자의 동선이 자유롭고, 개방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 저층세대의 층고가 올라가는 만큼 프라이버시 침해를 방지할 수 있다. 테라스구조는 저층에서 외부 공간인 테라스를 설치해 개방감이나 쾌적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 이러한 단지들은 청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달 9일 청약을 시작한 ‘창원 한신휴플러스 오션파크’는 1층 일부세대에 테라스와 복층으로 구성하는 등 저층 특화 단지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그 결과 계약 4일 만에 저층을 포함해 모두 완판시키는 쾌거를 올렸다.
특히 저층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기준 층보다 분양가가 10% 가량 저렴하고, 발코니 확장을 서비스 받기 때문에 그 차액만큼의 가격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저층세대 층고 높여 개방감 및 넓은 공간 확보한 아파트
서울 마포구 현석2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은 1층 세대의 천장고를 2.5m로 설계해 개방감과 넓은 공간을 확보하며 저층만의 특화설계를 선보였다.
또한 저층세대에 동체감지기를 설치해 외부 침입에 대비하는 등 입주민들의 안전을 배려했다.
인천 송도 내 국제업무지구(IBD)에 공급 중인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 주상복합 아파트는 저층인 지상 4~9층 일부 가구에 주방과 침실을 제외한 거실의 천장고에 차이를 두는 ‘층단형 평면설계’를 도입했다.
침실(2.35m)보다 거실 천정과 바닥 높이가 최대 3m로 더 높아 실내의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특히, 일부 가구에선 거실과 방(주방)의 바닥높이 차이를 이용해 집 안에 계단을 설치한 이색평면도 있다.
인천 남구 용현학익지구에 들어서는 ‘인천 SK Sky VIEW’ 1층의 경우 천장고를 일반아파트(2.3m) 보다 30㎝ 높은 2.6m로 설계해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또 주동과 나무의 일정 이격거리를 확보해 나무를 타고 가구로 진입하는 범죄를 예방하는 등 저층부의 보안도 강화했다.
저층 세대에 테라스 설치로 도시 속 앞마당 있는 아파트
대전 죽동지구 A2블록에 조성되는 ‘죽동 대원칸타빌’에는 저층과 옥상층을 위한 특화 설계가 도입된다. 1층 세대에는 테라스 부속정원이 조성되며 최상층에는 3.6m의 높은 천정고를 적용해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다.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에는 테라스까지 갖춘 소형 평면을 선보인다. 방과 거실의 전면부에 테라스가 모두 설치되며 전용 59㎡부터 대형까지 골고루 배치된다.
‘돈암 코오롱하늘채’에도 경사진 지형을 활용한 테라스하우스가 일부 저층세대에 도입되며, ‘구월 보금자리지구 한내들 퍼스티지’는 일부 동 전용면적 121㎡T타입의 저층부에는 대형 테라스를 갖춘 테라스하우스를 조성한다.
개방감 확보 및 보행자 동선이 자유로운 필로티 구조 아파트
서울숲 인근에 들어서는 ‘트리마제’는 저층세대를 위한 특화설계를 적용한다. 강변북로 바로 앞에 들어서는 입지로 우수한 한강조망을 자랑하는 만큼 지상 1층에도 필로티 구조를 접목시켜 거의 모든 가구에서 한강뷰를 즐길 수 있게 했다.
경기 시흥시 논곡동 일대 분양하는 ‘목감 한양수자인’은 저층부(일부세대)에 필로티 구조를 적용해 저층 세대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보행자들의 자유로운 동선 확보 및 단지 개방감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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