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레이트’ 한 건설사의 전관특혜 사용 설명서 사진=MBC ‘스트레이트’ |
20일 오후 방송되는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한 건설사의 전관특혜와 주유소 운영 싵태에 대해 파헤친다.
판·검사 출신 법률 고문 무더기 선임해 법조 우호 세력 확보 - 검찰 수사 막기 위해 맞춤형 ‘전관’ 변호사 선임해 대응
‘삼부토건’은 양화대교, 서울 지하철 1·5호선 공사 등 각종 공사에 참여하고, 80년대 들어 르네상스 호텔을 준공하며 호텔업에도 본격 진출한 중견 건설사. 하지만 2000년 대 후반 무리한 사업으로 빚더미에 앉게 되고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심해지자 2011년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회삿돈 수백 억 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혐의와 관련해 임직원 30여 명이 소환되며 위기감은 커졌다.
하지만 불과 한 달여 전에 검찰을 그만 둔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 변호사가 삼부의 변호인으로 선임되면서 수사팀의 태도는 유화적으로 돌변했다. 삼부는 또 검찰총장 출신의 정상명 변호사도 고문으로 영입했다. 이들의 활약 덕분이었는지, 삼부의 임직원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삼부는 이후 또 다른 검찰 수사에서도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최교일 변호사, 중수부장을 지낸 이인규 변호사, 대법관을 지낸 이홍훈 변호사를 차례로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응했다. ‘스트레이트’는 변호인단과 수사진의 친분관계에 대한 증언, 이례적인 형태의 고문 계약서 등을 입수·분석했다.
삼부토건은 또 수많은 고위직 판·검사 출신 변호사를 고문으로 선임했고, 직원들의 월급은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법률 고문들의 고문료는 꼬박꼬박 챙겼다. 이날 방송되는 ‘스트레이트’에서는 서울지검장을 역임했던 이건개 변호사,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안강민 변호사, 서울지검 3차장 출신의 김영일 변호사, 판사 출신의 여상규 변호사 등의 고문료 내역을 입수해 공개한다. 또 삼부 오너 일가들이 현직 검사들과 어울리며 인맥을 관리했다는 증언도 확보해 방송한다.
“불법 유통 기름 판 적 없는데도 과징금 3억” - 옥석 가려 구제해야 할 피해자 반드시 구제해야
서울 청계천변에서 전 재산 8억 원을 투자해 주유소를 열었던 박흥기 씨. 성실히 주유소를 운영하던 박씨는 어느 날 갑자기 ‘불법 유통된 기름을 팔아 세금을 떼먹었다’며 국세청으로부터 과징금 3억 원을 부과 받았다. 은행이자를 못 이겨 집과 주유소는 결국 경매로 넘어갔다. 부인과 함께 주유소를 운영하는 유건우 씨도 국세청으로부터 과징금 2억 4천만 원을 부과 받았다. 유 씨 부부는 과징금에 가산금까지 붙으면서 내야할 돈이 4억 원 넘게 불어났다. 이처럼 ‘마른하늘에 날벼락’ 식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주유소 사장들은 수백 명이 넘는다.
국세청이 이들 사장들에게 과징금을 부과한 근거는 ‘정유사가 발행한 출하전표의 도착지가 전혀 다른 업체로 기재돼 있다’는 것. 하지만 취재진이 동행하면서 확인한 결과 출하전표에 이름이 없어도 기름은 분명히 주문한 주유소에 도착했다. 출하전표에 주유소 이름이 안 적혀 있는 건 좀 이상해 보이긴 하지만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는 관행이라는 것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입장. 주유소를 오갔던 운전기사들이 매일 기록한 일지를 제출하며 정말 본인이 배달한 것이라 증언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국세청은 주유소 사장들이 무등록 딜러로부터 석유를 받아 팔았다고 보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국세청 보고서에는 무등록 딜러의 정체가 누구인지, 무슨 근거로 주유소들이 이 딜러에게 기름을 샀다고 결론 냈는지 나와 있지 않다. 국세청이 무등록 딜러라는 가상의 기름 공급업자를 상정했을 뿐 이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하지 않은 것.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