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건전한 힐링 예능 ‘동물의 사생활’이 베일을 벗었다.
23일 첫방송된 KBS2 예능 ‘은밀하고 위대한 동물의 사생활(이하 ‘동물의 사생활’)은 스타가 자연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어 경이롭고 신비한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살 있는 동물의 특별한 이야기를 촬영해 미니 다큐멘터리를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는 배우 이하늬 박진주, 그룹 인피니트 엘과 성열이 혹등고래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지난 9월 프렌치 폴리네시아 타히티 섬으로 떠나 ‘바다의 수호신’으로 불리는 혹등고래를 관찰했다. 이하늬가 연출을, 박진주는 조연출을, 엘은 포토그래퍼를, 성열은 드론 및 수중 촬영을 맡았다. 여기에 여러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한 정하영 촬영 감독이 힘을 보탰다.
이하늬 박진주 엘 성열은 모두 반려묘나 반려견을 키우고 동물보호와 환경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다이빙 경력 20년 차 이하늬는 “매년 수온이 올라가고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걸 몸소 느낀다”고 말하기도.
이들은 타히티 섬으로 떠나기 전 한자리에 모였다. 이하늬는 혹등고래를 “가장 크고 순하고 신비한 동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해양생물들을 보호해주고, 다이버들을 보호해주기도 한다. 사람을 해치지 않고 도와주는 동물”이라고 설명했다.
이하늬와 멤버들에게 주어진 촬영 시간은 5일이었다. 혹등고래를 관찰하고, 카메라에 담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다. 멤버들은 출국 전, 혹등고래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서적 등을 통해 더욱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 수중 촬영을 위한 프리다이빙도 배웠다.
이하늬는 이번 다큐멘터리 제작에 대해 “혹등고래의 모성애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과 고래의 교감도 그리고 싶다. ‘공감’과 ‘공존’이 주요 키워드다. 혹등고래가 인간과 다르지 않다는 것에 대한 공감과 앞으로 어떻게 공존할 것인지에 대해 물음까지 주고 싶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큰 꿈을 품고 이하늬와 멤버들은 타히티 섬으로 떠났다. 하지만 경유지 일본에서 예상치 못한 폭우를 만났고, 타히티행 비행기가 결항되며 발이 묶였다. 멤버들은 일본에서 하루를 보내야 했고, 타히티 첫날 계획된 사전답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다음 날, 비행기를 타고 타히티에 도착한 이하늬와 멤버들은 강행군을 이어갔다. 혹등고래를 만나기 위해 현지 전문가와 미팅 후, 디스커버리호와 서포트 배를 타고 곧바로 바다로 향한 것. 이하늬 박진주 성열 엘 정하영은 혹등고래가 내뿜는 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 ‘분기’가 혹등고래를 찾는 방법이었기 때문. 혹등고래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기다림의 시간이 이어졌고, 먼 바다로 나갈수록 파도는 거칠어졌다.
이들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혹등고래와 만난 그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거친 파도 탓에 회항할 수밖에 없었다. 자리를 옮긴 그들은 또 다른 혹등고래와 만났으나, 기상 상황 때문에 쉽사리 접근할 수 없었다. 이들은 시차로 인한 피곤과 배고픔을 견디며 혹등고래를 만날 순간을 고대했다.
바게트 샌드위치로 간신히 배를 채운 이들은 기다림을 이어갔다. 혹등고래를 다시 찾은 이들은 침착하게 수중 촬영을 시도했다. 이하늬와 성열은 전문가와 함께 혹등고래에게 다가갔다. 그 사이, 수영을 시작한 혹등고래는 멀리 사라졌다.
아쉬움과 함께 다음날을 기약한 이들은 회항했다. 그때 혹등고래가 다시 나타났다. 멤버들은 혹등고래의 꼬리와 분기를 카메라에 담으며 희망을 엿봤다. 이하늬는 “‘안녕’하고 인사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고, 박진주는 “우리가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기다림과 인내 끝에 희망을 본 이들은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이하늬와 멤버들은 이날 모두 제 역할을 다하며,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줬다. 이하늬는 현지 전문가와 소통하며 상황을 파악했다. 박진주는 여러 기록을 남기며 이하늬를 도왔다. 엘은 카메라에 혹등고래를 담기 위해 노력했고, 성열은
무엇보다 타히티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혹등고래의 모습이 힐링을 선사하며, 이하늬와 멤버들이 만들어낼 미니 다큐멘터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교양과 예능의 적절한 컬래버레이션으로 건전한 힐링 예능의 정석을 보여준 ‘동물의 사생활’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와 그림들을 펼쳐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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