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스태프가 사망하면서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 한 매체는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이하 ‘서른이지만’) 스태프 A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올해 서른 살인 A씨는 지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폭염 속에 강행군을 펼쳤다.
이에 일각에서는 폭염이 계속되던 상황에서 이어진 촬영으로 일사병 혹은 과로로 인한 사망이 의심된다는 의혹이 일었다. SBS 관계자는 스타투데이에 “경찰의 사인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스태프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측은 성명을 내고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언론노조 측은 “사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평소 지병도 없었던 30세의 건강한 노동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원인으로 드라마 현장의 악명 높은 장시간 노동 문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연장근로를 포함해서 주 최대 68시간동안 일할 수 있었던 법이 52시간으로 바뀐 것이 지난달이다”라며 “심지어 방송업은 특례업종에서 빠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시행시기가 1년 더 늦춰졌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버젓이 노동시간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스태프의 사망 사건은 비단 ‘서른이지만’에서만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12월 31일 tvN 드라마 ‘화유기’ 스태프가 세트장 천장에서 낙상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2016년에는 tvN 드라마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이한빛 PD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이한빛 PD의 사망은 하루 20시간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마다 드라마 제작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 PD가 사망한지 2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것은 없다. 기록적인 폭염에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드라마 제작을 위해 힘쓰고 있는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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