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정원" 사진=천정환 기자 |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진행된 영화 ‘유리정원’ 기자회견에는 신수원 감독과 배우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 박지수, 임정운 등이 참석했다.
‘유리정원’은 마음에 상처를 입고 숲 속 유리정원 속에 자신을 고립시킨 여자와, 그의 삶을 훔쳐 소설을 쓴 무명작가의 이야기를 그렸다.
연출을 맡은 신수원 감독은 ‘유리정원’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오래전에 구상 했던 소재다. ‘마돈나’를 구상할 때부터 소설가가 주인공인, 그 소설가가 세상에서 상처를 입은 한 여자를 만나고 그 여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표절하는 구상을 그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당시 이야기가 잘 안 풀렸다. 시나리오를 쓰다가 덮고 ‘마돈나’를 준비했는데, ‘마돈나’ 속 뇌사상태 식물인간 여성을 쓰다가 이전에 작업하던 ‘유리정원’의 아이템이 떠올랐다. 나오는데, 그 부분을 쓰다가 이전의 ‘유리정원’의 아이템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뇌사상태에서 신체를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영혼도 없는 걸까. 우리나라에서 식물인간이라는 말을 쓰는데 그 말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여인을 형상화한 나무 이미지를 보게 됐다. 그것과 연관시켜 여자 주인공이 나무가 되고자 하는, 세상에서 상처입고, 꿈과 이상이 짓밝힌 상태에서 나무로 환생하는 여자로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수원 감독은 “‘유리정원’은 여성이 주인공이다 보니 조금 더 이해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역으로 제가 만들어 낸 인물이기 때문에 과연 이 캐릭터가 관객들에게 공감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재연은 사실 배우가 소화하기 쉬운 캐릭터가 아니다. 문근영씨와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면서 “내면적으로는 강한 의지가 있는 여성이지만, 겉으로는 연약해 보이는 인물인데 제가 생각했던 건 후반부로 가면서 광기, 신념에 미쳐가는 인물로 그리고자 했다”고 털어놨다.
신 감독은 “여성캐릭터를 만들면서 결국 피해자로서 인식 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대신 이 여자가 상처를 입되 자기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그런 단계에서 결국은 자기의 이상을 실현하는, 꿈을 실현하는 인물로 그려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유리정원’은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문근영이 식물을 닮은 여인, 재연을 연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근영은 ‘유리정원’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도 매력적이지만, 재연이라는 캐릭터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아픔을 가지고 있어서 일수도 있고, 아픔으로 인한 상처받은 훼손된 순수함을 지키고자 하는 욕망일수도 있는데, (여타 작품 속 인물들과) 다른 부분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인 것 같아서 끌렸다. 잘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고 털어놨다.
문근영은 “촬영하는 내내 잘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재연이로 살 수 있어서 행복했던 점이 더 많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리정원’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김태훈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 선정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 좋았다”면서 “작년 개막작인 ‘춘몽’에 잠깐 특별출연으로 나왔었다. 작년에는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2년 연속 스크린에 얼굴 비췄다. 아마도 영화제에 국내외 통틀어 2년 연속으로 개막작 작품 선정된 걸 영광스럽게 간직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이날 신수원 감독은 이전 정권의 ‘블랙리스트’를 언급했다. 신 감독은 “재작년부터 부산영화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정권에서 블랙리스트로 문화인을 분류해서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어떤 일이 있어도 표현의 자유는 막으면 안 된다고 생각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